대부분 투자자들은 나름대로 증권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서적을 탐독하는 적극적인 투자자도 그렇고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정보를 얻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귀동냥으로 전달되는 지식으로 무장한 투자자도 많다.
그러나 이같은 지식이 오히려 일반투자자들에게 잘못된 매매를 초래하게
한다.
그 중에서도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매매에 임하라는 ''귀동냥 격언''이
대표적이다.
인천에 사는 진영호(39.자영업)씨는 증권투자 경력이 3년째인 투자자다.
IMF위기를 겪으면서 큰 손실을 봤다.
최근까지 투자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진씨는 그동안 몇가지 원칙을 정하고 투자에 임해왔다.
그는 투자원칙의 잘못으로 성과가 좋지 않았다는 나름대로의 분석을 하고
있었다.
특히 목표수익률을 잘못 정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됐다고 믿고 있었다.
그는 3월중순 P주식을 5백주 매수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봐 30%는 수익을 남길 것으로 에상했다.
5만9천원에 매수해 4월중순에 7만5천원 부근에서 팔았다.
그러나 P주식은 얼마 지나지않아 10만원을 넘겼다.
그리고 한 달포가량 조정을 거친뒤 17만원까지 급등했다.
지난 4월에 1만3천원에 매수한 S은행은 약 20% 상승하다 목표치를 넘기지
못하고 하락했다.
결국 20%의 손해를 봤다.
진씨는 몇 차례의 경우 목표이익을 정한 매매에서 성공했지만 전반적으로
손해를 입었다.
크게 벌 수 있는 종목에서 조금 이익을 내고, 손해를 안봐도 되는데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표가격을 어떻게 하면 잘 정할 수 있는가 늘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목표가격을 잘못 설정한 게 아니라 목표이익을 생각하고
매매를 시작한 것 그 자체가 잘못"이라고 조언했다.
목표이익을 정하고 매매하라는 원칙은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많은
지침과 마찬가지로 강조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매수 후 주가가 오르면 좀 더 오른 뒤 팔겠다는 속셈으로
보유하다가 하락세를 보인 다음에는 지나간 평가이익에 대한 미련으로 매도를
못하고 오히려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목표이익을 정하라는 것이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마련이다.
시장이 박스권에서 움직이거나 큰 추세가 형성되기 전에는 짧은 목표이익이
몇차례 작은 이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작은 "행복"이 결국 큰 손실을 초래하게 할 뿐 아니라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게임에서는 소외되게끔 만든다.
왜냐하면 주가는 한 방향으로 추세를 타기 시작하면 인간의 짧은 머리로는
감히 짐작도 못할 정도로 크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목표이익의 설정은 주가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깔고 있다.
하지만 주가는 예측의 영역을 벗어난다.
우리는 단지 큰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예상치 못한 추세의 움직임에서
일어나며 반대로 큰 손실은 의외의 하락추세에서 발생함을 알고 있을
따름이다.
최근 시장은 그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다.
잘 오르고 있는 종목에서 목표이익을 정해 조금식 이익을 취하려는
생각보다는 하락으로 반전될 경우 얼마에 손절매할 지를 정해두고 기다리는
여유있는 마음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현대증권투자클리닉센터원장 / 한경머니 자문위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