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환시장 모니터링제 시급 ]

향후 국제외환시장에서 "1달러=1유로=1백엔"이 붕괴될 경우 국내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에 재현되고 있는 일련의 현상이 기본적으로 엔화
매입을 위한 달러화, 유로화 매도과정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수출상품은 엔.달러 환율에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다.

그만큼 엔화 강세가 우리 수출과 경기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금융시장 여건도 그동안 통화증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누적된 인플레
부담을 완화하고 금리안정을 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원화 가치상승을
용인해야 될 상황이다.

이런 여건을 감안하면 앞으로 엔화 강세를 배경으로 "1달러=1유로=1백엔"이
붕괴될 경우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특히 3.4분기 이후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은
일본과의 경합관계가 높으면서 환율에 민간한 업종이다.

수출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환율 수준도 1천1백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동시에 지난 주말에 1천1백50원대로 상승한 원화 강세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수출보전 차원에서 원화 가치하락에 대한 기업들의 요구가 증대될
것으로 보이나 물가안정을 통해 금리를 안정시켜야 할 정책당국으로서는
기업들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주에 있었던 IMF와의 내년도 경제운용프로그램 협의에서도 정부의
시장개입 여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결국 엔화 강세에 따라 수출증대와 외국자금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에서는
국내주가를 추가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과거의 경험을 보면 수출증대와 원화 절상이 동시에 기대되는 상황
에서는 주가상승폭이 유난히 컸다.

조만간 종합주가 1,000포인트대가 정착되는 국면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한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최근처럼 국제적으로 투기자금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환차익과 주가시세차익이 동시에 기대되는 상황
에서는 투기자금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의 엔화 강세국면이 미.일간의 경제기초여건(fundamentals)이 받쳐
주지 않는 기술적 측면이 강한 점을 감안하면 언제든지 상황이 뒤바뀔 수
있다.

따라서 정책당국에서는 앞으로 원화 가치상승을 용인한다 하더라도 그
속도를 지나치게 빨리 가져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시장모니터링이 중요하다.

동시에 아직까지도 제 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조기경보체제(early
warning system)를 시급히 가동해 국내에 유입된 자금의 성격을 파악하고
투기자금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각종 외환시장 인프라도 갖춰 놓아야
할 것이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