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의 핵심계열사인 (주)대우의 워크아웃 계획이 일단 확정됐다.

일부 쟁점사안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한다"는 단서조항을 넣는 방법으로
통과시키긴 했으나 일단 대우 워크아웃의 가닥을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우 채권단은 25일 제일은행 본점에서 열린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에서
7시간이나 걸리는 마라톤회의끝에 (주)대우 워크아웃을 확정했다.

이날 저녁까지만 해도 대부분 채권금융기관들이 워크아웃 안건에 반대,
부결될 것이 확실시됐었다.

그러나 막판에 전담은행인 제일은행이 긴급수정 안건을 제시, 18조7천억원의
출자전환과 금리감면, 신규자금지원을 골자로 한 안건을 극적으로 통과
시켰다.

(주)대우는 12개 대우 워크아웃 계열사의 총부채 86조원중 31조원을 차지
하는 핵심계열사로 대우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해왔다.

법정관리까지 거론됐던 (주)대우가 워크아웃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함에
따라 대우중공업 대우통신 다이너스클럽코리아 대우캐피탈등 워크아웃계획이
부결됐던 계열사들도 조만간 워크아웃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워크아웃 방안이 극적인 합의에 이른 것은 전담은행인 제일은행이
2금융권의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정회까지 하면서 안건을 수정했기 때문이다.

쟁점사안이었던 서울보증보험의 보증회사채 대지급 처리방안에 대해 "다시
논의한다"는 조항을 넣어 표결에 부쳤다.

또 은행이 제공하는 신규자금과 외상수출어음(DA) 매입자금을 지원할 때
투신 등 제2금융권이 의무적으로 내도록 정한 손실분담 확약서 제출여부를
나중에 논의하기로 했다.

자구노력으로 자산을 매각한 대금으로 채권을 상환할때 적용하는 우선순위
도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주)대우를 건설부문, 무역부문, 관리부문으로 나누는 방안을
확정했다.

전담은행인 제일은행은 회계법인 등 외부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건설과
무역부문에 적정규모의 부채를 이관하기로 했다.

일부 채권금융기관들은 출자전환금액의 거의 대부분이 관리부문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커 올해와 내년 엄청난 손해를 볼 것으로 우려했지만 전체 채권단
의 75%이상 동의했다.

대우자동차 채권단도 이날 열린 협의회에서 출자전환과 금리감면 등 주요
안건을 통과시켰다.

"채권금융기관의 반발로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밤늦게
까지 토론을 벌여 워크아웃 계획을 일부 확정했다.

채권단은 대우자동차의 원금상환을 2004년까지 유예하기로 했으며 5조원의
출자전환 안건도 통과시켰다.

전날 부결됐던 대우중공업도 조만간 협의회를 다시 개최, 워크아웃 안건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주)대우의 워크아웃이 성사되기 까지는 변수가 많다.

유보조항으로 단서를 달아 놓은 사안에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해외채권단과의 협상도 만만치 않다.

대우의 부실해외채무를 성업공사가 적정가격에 인수할 경우 워크아웃은
계획대로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해외채권단이 워크아웃에 반대하거나 채권회수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 현승윤 기자 hyuns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