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의 지름은 얼마인가.

4.25인치, 약 1백8mm다.

그래서 "골프는 홀 하나에서 백팔번뇌가 유래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홀의 지름이 1백8mm라도 어려운 것이 골프다.

그런데 홀의 크기를 규정보다 작게 해놓으면 어떻게 될까.

체리힐스CC에서 열린 94US시니어오픈 2라운드때의 일이다.

봅 찰스는 첫홀에서 홀아웃한뒤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무래도 홀의 크기가 생각보다 작았던 것.

그래서 곧바로 USGA 경기위원을 불렀다.

그 위원은 찰스의 말을 듣고 홀의 크기를 재보았다.

아뿔사, 어떻게 된 일인가.

실제로 그 홀은 규정보다 작았던 것.

경기위원회가 재빨리 홀의 크기를 1백8mm로 늘렸음은 물론이다.

찰스는 그때나 지금이나 퍼팅에 관한한 일가견이 있는 선수로 정평나있다.

"홀의 크기가 잘못된 것을 지적할 정도이니 퍼팅을 잘 할 수밖에..."

이 해프닝을 들은 사람들은 한마디씩 했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