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삼 < 금강기획 사장 sschae@creative.diamond.co.kr >

미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공휴일은 크리스마스, 부활절 그리고 추수감사절
이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미국 전역에서 약5천만명이상
이 자동차와 경비행기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나라의 추석 대이동을 방불케하는 규모다.

전국의 공항과 기차역은 북새통을 이뤘다.

증편된 비행기와 기차를 이용해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찬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추석때 고향을 찾아 대이동을 하는 반면 미국 사람들은
휴가 여행을 즐기는 경향이 많다.

추수감사절은 시기적으로 한국의 추석보다 훨씬 늦기는 하지만 그 근본
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농사를 지어 첫 곡식이 나온 것을
가지고 11월 넷째주에 감사드린 것이 추수 감사절의 효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감사의 대상이 한국인은 조상이고 그들은 하느님이다.

작은 씨앗이 두터운 흙을 깨고 나와 몇백배의 열매를 맺고 결국은 곡식이
되어 우리의 입까지 들어오게 되는 과정은 누구 하나의 능력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풍부한 태양과 알맞게 비를 뿌려 준 자연의 절대적인 힘이 우선이겠지만,
곡식이 우리의 식탁위에 올라오기까지 농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땀의
결실인 것이다.

결국 추석이건 추수감사절이건 알찬 결실에 대한 감사가 그 참된 의미다.

성경에 나오는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도 비단 하느님께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살라는 가르침으로 여겨진다.

이제 11월도 마지막 주를 맞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지난 1년간의 경영 실적으로 따져 보고 그 결실을 마무리
하는 시기다.

2년간 계속된 IMF체제의 긴 터널을 이제 빠져 나와 올해의 경영 수확은
비교적 풍성하다.

이것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은혜와 여러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실이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진정 감사하는 마음으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한
직원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