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들의 불행을 일본탓으로 돌리는 한 한국은 살아날 수 없다"

오마에 겐이치 미 UCLA 교수가 일본의 격주간지 SAPIO 12월8일자호에서 또
다시 한국경제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지난 7월28일자 "한국경제가 일어설 수없는 이유"란 기고문에 대해 루디거
돈부시 MIT대 교수 등이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기고문 내용을 간추린다.

한국의 재벌붕괴에는 대일감정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의 정.관.재계에는 미국파와 일본파가 있다.

재벌경영자 등은 미국과 일본 양쪽에 기반을 갖는 것을 중시한다.

두 아들이 있을 경우 한명은 일본에 살게 하고 다른 한명은 미국에 유학
시킨다.

그러나 관료엘리트는 미국일변도다.

김대중 정권이 잘못된 정책을 취한 것도 한국의 경제실정을 잘 알지 못하는
미국계 투자은행과 함께 경제위기를 해결하고자 한데 기인한다.

재벌의 부실사업 정리라는 미국식 구조조정과정에서 재벌내에서도 미국파가
대두하면서 일본파가 밀리고 말았다.

그 결과 기술과 부품은 일본에서 들여오고 시장은 미국에서 찾는 한국적
숙명이 초래되고 있다.

재벌해체로 한국경제가 회복될수 없는 이유는 애국심과 지갑(돈을 쓰는
형태)이 완전히 별개라는데 있다.

강한 애국심으로 외제배척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외제를 선호한다.

일본을 찾는 한국인들은 아키하바라에서 첨단 일본제품을 산다.

일본차가 한국에서 자유롭게 판매된다면 한국차는 팔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나라에서 선거의 투표결과는 우경화하고 지갑의 투표결과는 글로벌화
하고 있다.

한국도 결코 예외가 될수 없다.

한국은 전후 분단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자주 들고 나온다.

한국의 부흥이 일본 때문에 늦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는 지난 4천년 역사 가운데 7백여차례나 분단됐었다.

통일시대는 길지 않았다.

일본통치시대만이 불행한 식민지였으며 분단은 일본 때문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자신들의 불행을 일본 탓으로 돌리는 한 한국은 제대로 일어서기 어렵다.

자신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세계에서 싸울수 있는 한국의 독자적 산업분야및 기업을 키우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경제 재생방법은 이것뿐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