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통화의 가치가 절상될 때 한국은 일본 대만 등 주요 경쟁국보다 기업의
채산성이 더 나빠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환율변동과 기업채산성과의 관계"라는 내부보고서를 통해
한국 일본 대만 등 3개국중 한국이 환율변동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81~97년 연간자료를 이용해 추정했을 때 한국은 원화가치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10% 절상(절하)되면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7%,
수출기업은 16%정도 하락(상승)했다.

이에 반해 일본과 대만은 자국통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10% 절상될 때
제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각각 2% 및 5% 하락하는데 그쳤다.

또 한국의 수출가격은 원화가치가 10% 절상될 때 해당분기에 8% 상승하는
반면 10% 절하될 때는 해당 분기 1.4%, 다음 분기 2.5% 등 3.9%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화절상기의 가격전가율이 원화절하기에 비해 2배정도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원화절상기에 크게 악화된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원화절하기
에도 별로 개선되지 못함으로써 원화가 절하되더라도 그 효과가 가격경쟁력
강화를 통해 장기화되지 못하고 단기적인 채산성 개선에 그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엔화가 미국 달러화에 대해 10% 절상될 때 수출가격이
단기에 2% 상승하고 절하될 때도 동일한 폭으로 하락했으며 대만 역시 환율
절상 및 절하기의 수출가격 전가율에 큰 차이가 없었다.

이와함께 우리나라는 수입대체가 어려운 원자재 및 자본재의 비중이 높아
환율변동시 수입품과 국산품간의 상호대체를 통해 제조원가를 절감하거나
제조원가 상승부담을 완화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 이성태 기자 steel@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