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원대연 대표가 임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이 캐치프레이즈에서 "Small"은 단순히 "작다"는 의미가 아니다.
"알차고 실속있는 질 위주의 소프트한 회사"를 뜻한다.
패션업종은 생선을 다루는 횟집처럼 신선도가 생명이다.
변화를 놓치면 바로 도태되기 십상이다.
덩치만 커서는 적응하기 힘들다는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된다.
"순간 순간 바뀌는 패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앞서서 트랜드를 이끌어
가는 우량한 기업이 되자"
원 대표가 얘기하는 "Small"에는 이런 주문이 담겨 있다.
그는 97년말부터 불어닥친 IMF 사태의 충격을 살짝 비껴가는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의류부문(에스에스)의 경영통합 책임자로서
구조조정을 한발 먼저 시작하고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준비도 했다.
그 결과 제일모직은 다른 업체보다 타격이 작았고 위기를 도약 준비기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
"생각을 바꾸고 방법을 다시 생각하면 비전이 보인다"는 게 원 대표의
위기극복 처방이다.
"지금은 국내외 구분이 따로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변화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미래를 꿰뚫는 대처능력이 필요합니다. 비전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하는 전문경영인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경영인이라고 봅니다"
그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근본 처방으로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패션회사가 살아 남을 수 있는 길은 하나입니다.
디자인의 전문성을 키우는 일입니다"
원 대표가 R&D(연구개발) 투자에 과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공서열을 뛰어넘은 연봉제나 창조성을 중시하는 인사제도를 도입한
목적도 끼있는 패션전문가를 키워내기 위해서다.
현장경영을 중시하는 원 대표는 자율과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
신속한 생산이 가능토록 글로벌 소싱 체계를 갖췄고 사이버 시대에
대비하려고 인터넷 쇼핑몰 "패션피아"를 올해 본격 시작했다.
그는 27년 동안의 패션계 생활을 통해 "패션은 열정(Fashion is Passion)"
이란 결론을 내리고 있다.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려는 열정이 바로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얘기다.
< 박기호 기자 khpar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