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당 1~2명꼴로 이런 위기를 겪고 있다.
국내 의학계는 돌연사를 첨단의술로 살려 내는데 있어서는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신경손상의 후유증이 심해 소생후에 정상적인 생활을 지속하기에는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
방법이 없었다기 보다는 세심하고 체계적인 응급소생술이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규남 가톨릭대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팀은 심장기능정지및
뇌혈류감소로 치명적인 상태에 빠진 환자를 되살려 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은인이 되고 있다.
평소 건강하던 50세 남자환자는 집에 있다가 갑자기 흉통이 시작돼 이마에
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다가 쓰러졌다.
부인이 응급차를 불러 약 10분후에 병원에 도착,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이어 10분이 지나자 맥박이 만져지기 시작했으나 자발적인 호흡이 없는
혼수상태가 계속됐다.
응급팀은 체계적인 뇌소생술을 시행했다.
4일만에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고 서서히 신경학적 기능이 회복돼 13일째
에는 정상인과 다름없는 상태로 퇴원했다.
이 팀은 폐가 원인 모르게 터진 53세의 환자를 뇌소생술과 인공호흡으로
38일만에 회복시키는 기적도 이뤄냈다.
응급팀의 노하우는 저체온 요법에서 시작된다.
인위적으로 체온을 낮춰 대사량을 떨어뜨리면 뇌에 혈액이 평소보다 훨씬
적게 공급돼도 무리가 따르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뇌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조절물질인 인터루킨-1, 종양괴사인자
-알파의 과잉분비 <>생체에너지원인 ATP의 고갈 <>젖산혈증 <>비정상적 이온
분비 등에 의해 뇌가 2차적으로 손상되는 것도 예방할수 있다.
동시에 혈액희석도 실시한다.
헤마토크리트(전체 혈액중 적혈구가 차지하는 부피의 비율)를 40%에서 30%
로 낮추면 혈액의 점도가 낮아져서 뇌혈류량이 증가한다.
또 혈류가 줄어들면 뇌세포가 붓는 부종이 일어나기 때문에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도부타민 등을 투여해 수축기혈압을 5분간 1백50~2백mm/Hg까지
높여준다.
칼슘이 뇌세포로 유입되면 세포의 괴사가 유발되기 때문에 이를 차단하는
니모디핀도 같이 투여한다.
박 교수팀은 지난 97년 4월부터 소생후 6시간이나 의식이 없었던 혼수환자
27명에게 이같은 치료를 실시, 52%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는 외국의 10~30%보다 우수한 치료성과다.
박 교수는 "신속하고 체계적인 응급소생술을 시행하면 식물인간이나 뇌사
상태에 빠질 사람을 정상생활이 가능한 상태로 회복시킬수 있다"며 "소방서
와 병원 등이 유기적인 응급처치시스템을 가동하는게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 정종호 기자 rumb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