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치러진 수능시험에서는 수험생들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이색
문제들이 상당수 출제됐다.

특히 1교시 언어영역 듣기평가 시간에서는 대담이 주를 이뤘던 작년과는
달리 우화나 방송리포트 등이 나와 수험생들을 당황케 했다.

입시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새로운 시도의 문제들이 많이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언어영역에서는 판소리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흥보가를 들려준 뒤 판소리의
구성요소를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또 실제 방송뉴스를 청취하게 한 뒤 취재기자의 보도 태도를 묻는 새로운
문제도 등장했다.

환경오염에 관한 그림을 보여준 뒤 홍보물 문구를 채우는 문제, 한국지도를
거꾸로 보여주고 해양진출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제 등도 기존 국어시험의
상식을 파괴하는 이색문제들로 꼽혔다.

수험생들도 "시에 딸린 지문과 뉴스 리포트, 판소리 구성요소 등 새롭게
시도된 문제들이 까다로웠다"는 반응들이었다.

지문중에는 교양서인 최순우의 "무량수전 대흘림기둥에 기대서서"가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된 수리탐구I 영역의 경우에도 일부
까다로운 문제들이 수험생들을 괴롭혔다.

인문계와 자연계 공통으로 출제된 문제 가운데 "함수의 반감기"와 고대
인도 수학자 바스카라의 등식을 묻는 문제 등은 일반학생이 쉽게 접하기 힘든
용어여서 수험생들이 골머리를 앓았을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PC와 관련된 이진법 문제(10번,23번), PC의 중앙처리장치(CPU)
속도와 관련된 24번 문제 등 실생활과 관련되면서도 생소한 문제도 "갈길
바쁜" 수험생들의 시간을 상당히 뺐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 이건호 기자 leek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