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국내기업들이
중국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기업들은 중국내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직접투자를 늘리는 한편 관세율
인하로 인한 교역량이 늘어날 것에 대비, 현지 영업망을 확대한다는 계획
이다.

단순투자 방식에서 벗어나 중국과 합작해 제3국에 공동투자하는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추진중이다.

지금까지 투자가 전무했던 금융, 유통 등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 자동차 =자동차 시장에 대한 규제장벽이 풀릴 것으로 보고 현지생산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올해초 구성한 중국프로젝트팀을 중심으로 수출과 현지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는 이미 지난 96년 우한(무한)시에 중국, 대만과 합작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최근 안후이(안휘)의 상용차 메이커 강회기차에서 33인승 중형버스
조립에 들어갔다.

현대는 앞으로 승용차의 현지조립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자동차는 최근 중국 장쑤(강소)성에서 시작한 프라이드 현지조립대수의
규모를 현재 연산 5천대에서 2001년까지 5만대로 늘릴 예정이다.

대우는 완성차 현지생산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산둥(산동)성에 모두 7억3천만달러를 투입해 건설한 연산 30만대
규모의 부품공장이 발판이다.

<> 기계 =중국보다 기술우위에 있는 정밀기계, 전용기계 쪽으로 진출전략을
잡고 있다.

중국 연대에서 중장비와 지게차를 생산하고 있는 대우중공업은 현재 굴삭기
와 지게차가 현지 시장점유율 1~2위를 점하고 있는데 WTO가 발효되면 중국에
대한 공작기계 수출도 1백%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화학 환경설비 등에서 중국정부가 진행중인 프로젝트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EDCF(경제개발협력기금) 자금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무역 =현대와 LG상사는 현재 사무소 형태로 운영중인 지사를 현지법인화
해 각 지역의 영업을 총괄하고 직접 거래에 따른 금융조달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지금까지 중국법상 무역법인의 단독설립은 금지됐으나 WTO 가입으로
규제가 해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법인과 합작형태로 이미 무역법인을 운영중인 SK상사는 철강, 화학,
기계제품의 경우 관세율 인하로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주재원과
현지채용인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선박수주의 경우 중국 국내조선소 발주에서 국내입찰로 바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 섬유 =원사수출 확대를 위한 세부 계획마련에 나섰다.

코오롱의 경우 중국 원사판매 전담팀을 구성키로 한데 이어 고합도 중국
원사수출 전략을 새로 수립중이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미국 유럽시장 접근이 자유로워질 경우 저가 의류나
직물 등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게 되며 이 경우 원부자재인 원사의 수요가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

고가인 일본산보다는 중가인 한국산이 훨씬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게 업계
분석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