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대륙이 초대형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법정소송은 물론이고 외국의 지원군(백기사)까지 가세하고 있어 한치앞의
결과도 내다볼수 없을 정도다.

미국에서는 제약업체인 화이자와 워너램버트가, 유럽에서는 이동통신회사들
인 보다폰(영국)과 만네스만(독일)이 적대적인 M&A전을 치루고 있다.

모두 덩치가 큰 기업들인데다 초기의 우호적인 합병협상에 실패, 적대적
M&A전으로 비화된 당사자들이다.

더우기 적대적인 인수를 선언한 측이 인수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커 이들간의
M&A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수도 있다.


<>화이자와 워너램버트 =지난 4일 워너램버트는 아메리칸홈프로덕츠(AHP)와
7백13억달러 규모의 합병안에 합의했다.

그러자 미국 2위 제약사인 화이자가 워너에 8백24억달러(이후 7백50억달러로
떨어짐)의 인수안을 내놓으며 중간에 끼어들었다.

워너가 제안을 거절하자 화이자는 지난 주말 적대적 M&A를 선언했고 워너는
방어에 착수했다.

공격자인 화이자는 우선 워너 이사진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워너 이사회가 주주들에게 이로운 화이자의 우호적 인수안을 이유없이 거절,
직무를 유기했다는 것.

화이자는 이사진교체를 통해 워너-AHP합병합의를 무산시킨다는 전략이다.

워너의 반격도 만만챦다.

워너는 화이자 주가에 손을 쓰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매각외에 자금마련책이 없는 화이자측이 물러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로드빅 드 빈크 워너회장은 15일 "화이자와 맺은 콜레스트롤 강하제
"리피터"에 대한 공동마케팅 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

리피터는 화이자 수익의 40-50%(약 4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효자품목
이다.

시장은 이 말에 즉각 반응, 화이자 주가는이날 발표후 0.12달러 떨어졌다.

그러나 인터넷 경제전문 미디어인 CNNfn은 "워너도 화이자 없이 리피터
영업에 성공할 수 없다"며 "화이자가 법정소송과 지분매입의 병행전략을
잘만 구사한다면 워너인수에 성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다폰과 만네스만 =지난 14일 세계 1위의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은
독일최대 이통업체인 만네스만에 우호적 인수안(1천70억달러)을 제시했다.

이에대해 만네스만은 "고려할 가치가 없다"며 단호히 거절했다.

그러자 보다폰은 15일 지분매입을 통한 적대적 M&A에 들어갔다.

인수에 성공하려면 투입자금액이 지난달 성사된 MCI월드컴-스프린트간
합병건(1천2백90억달러, 사상최대)보다 커야할 것으로 보인다.

방어에 나선 만네스만은 "지원군 영입"과 "위협작전"을 병행 구사중이다.

보다폰의 유럽진출을 꺼리는 브리티시텔레콤(BT.영국)과 벨애틀랜틱(미국)이
백기사로 자청했다.

만네스만은 동시에 보다폰과 합작투자한 3개 통신업체들인 모빌펀크(독일)과
옴니텔(이탈리아) SFR(프랑스) 등에서 철수하겠다며 보다폰에 역공을 펴고
있다.


[ 용어설명 ]

<> 적대적M&A =인수대상 업체의 경영진이 반대하는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기업을 사들이는 것.

인수대상업체 경영진들이 모르게 시장에서 주식을 매집하거나 위임장 대결,
주식공개매수(TOB) 등을 통해 이뤄진다.

심하면 법정싸움으로도 비화된다.

인수업체와 피인수업체가 합병조건 등에 합의해 진행하는 우호적 M&A와
대비된다.

< 박수진 기자 parksj@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