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 전의원 밀입북 사건" 당시 안기부장이어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
있던 자민련 박세직 의원은 15일 "김대중 총재의 지시로 김원기 당시 평민당
원내총무가 내게 서경원 의원을 자수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청와대 박준영 대변인이 발표한 사건 내용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89년 6월 하순 지방출장중 김원기 총무로부터 전화를 받고 하루 이틀
뒤쯤 안기부장 공관에서 김 총무와 서경원 의원을 만났지만 일단 서 의원을
돌려보낸 뒤 며칠뒤 조사관을 호텔로 보내 서 의원의 신병을 인수해 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그때 안기부에서 밝혀낸 것은 서 의원이 북측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았다는 것 뿐이었으며 김 대통령 연루 문제 등은 전혀 밝혀진
것이 없다"며 "당시 안응모 차장과 정형근 국장이 수사를 지휘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또 89년 7월 자신이 경질된 것과 관련, "서 의원의 밀입북 사실을
사전에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안기부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사퇴배경도
함께 공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14일 지역구인 구미에서 열린 체육대회를 참관하던 중 모처와
통화를 한 뒤 급히 서울로 올라와 여권 관계자들 및 6공 핵심인사들과 접촉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김형배 기자 kh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