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개혁방향에 대한 논란 ]

정부가 추진하는 재벌개혁이 내년초에 일단락된다.

선단식경영의 고리를 끊고 개별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재벌체제
를 개편한다는게 정책의 골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간 상호채무보증을 내년 3월말까지 해소토록 한
것과 올해 세차례에 걸쳐 5대그룹에 대해 부당내부거래조사를 실시한 것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아직도 재벌개혁방향을 놓고 재계와 정부 사이에 현격한 시각차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주회사 설립조건완화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자총액제한제도에 대해서도 재계에서는 충분한 보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지주회사 =공정위는 지난 4월 지주회사설립을 허용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지주회사는 하나도 설립되지 않았다.

부채비율 1백%이내, 자회사 지분율 50%이상(상장자회사는 30%이상),
손자회사금지 등의 요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게 기업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계에서는 지주회사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업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지주회사설립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도 재벌체제를 분야별 소그룹으로 전환하는게 바람직하다며
지주회사요건의 완화를 공정위에 요구하고 있다.

결합재무제표가 작성되고 기업재무구조에 대한 금융기관의 감시가 강화돼
과도한 기업확장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존의 선단식경영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요건완화에 소극적이다.

그룹 외형을 키우지 않는다면 기존 규정으로도 부채비율과 자회사지분율
등의 요건을 충족시키는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업들은 오히려 지분정리에 따른 세금부담과 소유구조의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재경부가 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지주회사 설립이 전보다는
용이해질 것으로 공정위는 기대하고 있다.

재경부는 배당금 이중과세에 따른 세금부담을 완화해 주기 위해 최근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 출자총액제한 =정부는 지난해 2월 폐지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2001년
부터 부활시키기로 했다.

출자총액한도를 순자산(총자산-자기자본)의 25%로 제한하고 2001년 4월1일
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1년간의 해소시한을 부여, 사실상 2002년 4월부터 적용되는 셈이다.

정부는 지난해 적대적 M&A(기업인수합병)을 전면 허용하면서 이에대한
보완장치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했었다.

기존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장악하려는 적대적인 세력에 맞서기 위해서는
제한없이 출자를 늘릴수 있어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출자총액제한이 폐지된뒤 대그룹 계열사들이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출자를 늘리는 사례가 급증하자 다시 출자총액을 제한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대해 재계에서는 외환위기로 자금시장이 붕괴된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는 일로 기업을 확장하기 위한 출자가 아니었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직접적으로 규제를 하는 옛날 방식의 재벌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출자총액을 순자산의 25% 이내로 제한하는 근거도 명확치 않다고 비판한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외국인의 적대적 M&A가 활발해질 경우 경영권을 방어
하기 어렵다며 충분한 예외규정을 둘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에대해 공정위는 분사회사에 출자하는 경우와 사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설립된 신설통합법인에 대한 출자 등 구조조정을 위한 출자에는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 부당내부거래 조사 =공정위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세 차례에 걸쳐 5대
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실시했다.

6대이하그룹에 대해서도 한 차례 조사를 실시했으며 계열분리 친족회사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특히 계좌추적권(금융거래 정보요구권)을 발동, 대규모의 부당
내부거래를 적발해 냈다.

3차 부당내부거래 조사에서만 12조원의 부당내부거래가 밝혀졌다.

재계에서는 무리한 조사가 많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실기업이 우량기업을 지원했다고 적발했는가 수많은 공사대금 지급지연
사례중 유독 계열사에 대한 사례만을 부당지원이라고 간주했다는게 반론의
골자다.

< 김성택 기자 idnt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