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경영자"로 존경받는 잭 웰치는 "관리자가 되지말고 리더가 되라"고
갈파한다.

리더십없는 관리만의 경영으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론의 권위자인 존 코터는 리더십의 기능을 크게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방향설정 기능이다.

관리기능이 기획 또는 장기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면 리더십은 비전과 전략을
창조한다.

이는 반드시 혁신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비전을 제시하면서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폭넓은 전략적 사고를
하는게 훌륭한 리더들의 공통점이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의 최고경영자 얀 칼슨은 출장이 잦은 비즈니스맨을
목표고객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항공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비즈니스맨들은 다른 고객과 달리 꾸준히 항공편을 이용한다.

요금이 비싸도 기꺼이 지불한다.

따라서 이들을 목표고객으로 설정하면 수익률을 높이고 성장도 보장받을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관료주의가 만연한 항공업계에서 어느 곳도 이런 간단한 아이디어
를 고려하지도, 실행하지도 않았다.

과감히 그 비전을 도입한 SAS는 큰 성과를 거둬 업계 정상권으로 오를수
있었다.

둘째는 단합시키는 기능이다.

관리가 조직화를 통해 계획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인력시스템을
구축한다면 리더십은 의사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하급자 상사 동료, 다른부서의 스태프, 납품업체, 정부관료, 고객들과
대화한다.

비전과 전략의 수행을 지지하는 사람은 물론 방해하는 사람들까지도 대화의
대상이다.

사람들이 메시지를 믿을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한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원들이 조직전체의 방향에 맞춰 주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한다.

지난 70년대 복사기제조업시장에 진입해 매출 1조달러 기업으로 성장한
이스트만 코닥은 84년 난관에 부딪혔다.

비용은 늘고 이익을 내기 어려워졌다.

복사기사업부의 책임자로 임명된 척 트로브리지는 첫 두달간 집단내의
주요인물들은 물론 복사기 사업에 영향을 줄 다른 부서의 인사들도 모두
만났다.

특히 밥 크랜달이 이끌고 있던 기술부서와 제조부서를 중시했다.

그는 크랜달을 설득해 힘을 합친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트로브리지와 크랜달은 세계최상급의 제조공정과 덜 관료적이고 분권화된
조직을 갖는다는 비전을 내걸었다.

크랜달은 새로운 방향을 강조하고 사람들을 단합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12개의 주간보고회의, 회사 각부서 사람들과 사장이 만나는 복사기 제품
포럼, 성과향상을 위한 새 프로젝트와 최근 성과에 대한 토론, 분기마다
경영자들이 자기부서 구성원들과 만나는 부서상황회의 등등.

한달에 한번, 크랜달과 그의 팀은 내부의 80~1백명의 사람들과 만나
무엇이든 원하는 주제를 상의했다.

트로브리지와 크랜달은 그들의 주장을 "복사기제품 저널"이라는 인쇄물에
담아 한달에 한번씩 종업원들에게 발송했다.

대화편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종업원들은 크랜달과 최고경영자들 앞으로
익명의 문의를 하고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

식당옆의 복도에 각각의 목표시장을 고려한 각 제품의 품질 비용 납기 등에
관한 정보를 생생히 전달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구성원들의 신뢰가 구축되자 84년부터 88년사이에 어떤
제품의 품질은 1백배나 좋아졌다.

단위당 불량률은 30에서 0.3으로 줄었다.

셋째는 동기부여 기능이다.

이를 통해 리더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폭발적인 에너지를 끌어낸다.

통제메커니즘처럼 사람들을 계획된 방향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성취,
소속감, 인정, 자부심, 자율적 통제, 이상추구 등 개인내면의 욕구를
만족시켜 줌으로써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지난 84년 여름 P&G의 종이제품사업부를 맡은 리처드 니콜로시.

그는 원가절감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집착하기보다 좀더 창조적이고 시장
지향적인 사업부가 될 필요성을 느꼈다.

사업부와 제품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집단을 활용한 그는 "이사회"라고
스스로 이름붙인 팀들에 책임과 권한을 주고 "조금씩 개선하지 말고 근본적
으로 틀을 바꾸라"고 주문했다.

"이사회"는 제품팀뿐만 아니라 신사업팀도 포함하는 새로운 조직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 안은 다수의 구성원을 동기부여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새로운 조직개편이후 많은 아이디어들이 신제품 담당자들로부터 쏟아져
나왔다.

85년 선보인 울트라 팸퍼스는 팸퍼스 전제품의 시장점유율을 40%에서 58%로
끌어올리면서 회사를 흑자로 반전시켰다.

87년 출시된 럽스디럭스는 몇달만에 P&G상표의 전체 시장점유율을 1.5배나
늘려놨다.

< 채자영 기자 jycha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