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업계가 부가가치 높이기 작업에 한창이다.

그냥 뽑아 내기만 하던 화섬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재미를 보거나 시장
상황을 즉각 반영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도입한 곳들도 많다.

일부 업체는 라인을 바꿔 시장가격이 높은 제품을 뽑아내는 스위치 생산도
시작했다.

(주)효성은 올해 내놓은 "울모스"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월산 6백t 규모인 생산설비를 거의 풀가동중이다.

이 제품은 폴리에스터를 약간 변화시켜 기능을 부여한 차별화 원사다.

신축성이 뛰어나고 고급스런 멜란지 효과까지 나 직물용 원사 수요가 늘고
있다.

올해 내놓은 에어로쿨도 역시 폴리에스터 기능성 원사.

월 1백t 정도를 생산중이며 판매도 대단히 잘 되는 편이다.

땀을 빠르게 흡수하는 특성을 갖고 있어 스포츠웨어 양말 등의 직물 용도로
팔려 나간다.

나일론 기능성 원사로 지난해 내놓은 마이판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차별화 원사는 단순한 나일론 폴리에스터 원사보다 비싸 부가가치가
높다.

(주)코오롱 (주)새한 등 화섬업체 대부분은 차별화 원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의류업계엔 QR(Quick Response:신속반응생산) 바람이 한창이다.

제일모직은 올해 QR를 본격 채택했다.

제품 생산기간을 1백여일에서 30일 정도로 줄였다.

제작시간이 짧아진 만큼 시장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은 커졌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데 재고량이 많을리가 없다.

LG패션은 QR를 도입하려고 협력업체와 포괄적 계약까지 맺었다.

한번 발주하는 물량이 적어 하청업체로서 채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다른
품목 물량도 몰아줘 보전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성과가 좋아 전품목에 QR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의류업체들도 현재 정부 지원 아래 QR 도입에 열을 쏟고 있다.

설비를 바꾸는 사례도 생겨났다.

이왕 돌리는 공장, 비싼 제품을 만들자는 취지다.

(주)고합은 울산 1단지 화섬공장의 폴리에스터 설비를 바꿔 나일론 원사를
월 1천2백60t 생산중이다.

나일론이 파운드당 50센트 비싸고 시장 상황도 낫기 때문으로 회사측은
설명했다.

고합은 설비개조로 연간 1백억원 이상의 추가이익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

< 박기호 기자 kh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