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기회의 땅"임이 분명하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거대한 시장, 낮은 임금 등을 노리고 중국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성공했다는 기업은 많지 않다.

중국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활동중인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 32명을 상대로
"중국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챙겨야할 사안"을 설문조사했다.

그 중 공통적으로 지적된 10개 항목을 소개한다.


1.과시하지 마라.

돈 좀 벌었다고 떠들고 다니면 여러 곳에서 달려든다.

잘 알지 못하는 관련기관 공무원들이 들이닥쳐 준조세를 뜯어가기도 한다.

시장점유율이 높아졌다고 자랑해서도 안된다.

중국 언론이나 소비자단체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불티나게 팔리던 한 대기업의 컬러TV가 중국 언론의 공격으로 시장에서
퇴출당한게 예다.

알게 모르게 버는 게 최고다.


2.외상거래는 가급적 피하라.

중국 비즈니스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 외상거래다.

물건을 외상으로 받아가고는 나타나지 않는 중국 파트너가 많다.

담보 보증도 소용없다.

제품 홍보가 목적이라면 외상도 좋다.

그러나 상당액은 떼일 각오를 해야 한다.

한 유명 화장품 업체는 지방 대리점에 상품을 외상으로 줬다가 자금회수가
안돼 보따리를 싸야할 처지다.


3.친분에 너무 의존하지 마라.

친분이 중국 비즈니스의 만능으로 통하던 때가 있었다.

시장경제 법 체계가 완비되지 않았을 때의 얘기다.

물론 정보수집 파트너 알선 등 작은 일은 아직도 친분이 유효하다.

그러나 합작투자 계약 등 굵직한 일은 법아니면 안 된다.

영업과정에서도 중국의 법을 철저히 지키는게 결국은 유리하다.

중국 법률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요구된다.


4.공무원에게 대들지 마라.

중국 법은 공무원들이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

그들의 해석에 따라 불리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공무원 사회에서 한 번 "찍히면" 헤어나기 힘들다.

텐진의 한 투자업체는 "공무원 관리 실패"로 최근 1천만위안(약 14억원)의
세금을 바쳐야 했다.

당장은 불이익을 받더라도 공무원에게 대항하지 마라.

5. 히트상품에 기대하지 마라.

중국시장 특성상 히트 상품 하나만 내면 큰 돈을 긁어모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히트상품은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히트한다고 해도 당초 생각만큼 돈을 벌기
어렵다.

지역별로 소비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은 복제품 천국이다.

특정 지역 또는 소비층을 우선 공략,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넓혀가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6."칼날"을 잡지 마라.

중국 비즈니스의 성패는 칼자루를 누가 쥐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주도권을 읽게 되면 상대방에게 끌려다니기 십상이다.

반면 가격 기술 공급시간 등의 분야에서 칼자루를 쥐게 되면 일사천리로
비즈니스가 이뤄진다.

상대방의 수입 약속을 믿고 국내에서 미리 제품을 주문하지 말라.

주문 제품 처리하느라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7.최소한 2년동안 버틸 자금없이는 투자하지 말라.

중국 투자후 2~3년내에 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해 결국 투자자금을 고스란히 날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에서 번 돈은 중국에 재투자하겠다는 식으로 투자계획을 짜야 한다.

철저한 현지화가 요구된다.


8.송사에 휘말리지 마라.

중국 기업과 법정싸움을 벌여 이기기는 매우 어렵다.

중국 사법당국은 자국기업을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소송기간을 견디지 못해 보따리를 싸는 경우도 많다.

유능한 변호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법률 전문가를 고용, 소송을 미리 막는 것도 방법이다.


9.선두를 노리지 마라.

남보다 먼저 특정 시장에 진출하겠다거나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비즈니스 업종을 중국인들의 현재 수요에 맞출 필요가 있다.

도시와 농촌 격차가 큰 중국 시장에서 상품 사이클이 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보는 너무 빠르다.

반 보가 가장 적합하다.


10.파트너의 체면을 구기지 마라.

중국인들이 가장 중시하는게 체면이다.

돈이 없다든가 기술이 부족하다는 등의 상대방 약점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말라.

돈이 없는 파트너라면 "우리의 자금이 당신에게는 유용하겠군요"라고
표현하라.

한국업체에서 일하는 중국인들은 한국어 욕설을 가장 먼저 배운다.

그들 앞에서 지나가는 말이라도 욕하지 마라.

<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