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근교 골프장은 평일에도 빈자리가 없다.
그러다보니 부킹과 관련해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난다.
"다 못쳐도 좋으니 1시이후라도 부킹만 해달라"는가 하면 "돈을 줄테니 부킹
시간을 달라"는 골퍼도 있다.
최근 한 골퍼는 "1백20만원을 주고 일요일 부킹을 잡았다"고 말해 충격을
준다.
돈으로 부킹을 해결하는 일이 알게 모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 사례1 :중소기업 대표인 A씨는 지난달 갑작스럽게 거래처 손님을
접대해야할 일이 생겼다.
미리 부탁해둔 골프장이 없었던 A씨는 약속날짜(31일.일)가 촉박했기
때문에 어쩔수없이 돈으로 부킹을 사기로 했다.
수소문한끝에 서울근교 골프장의 일요부킹을 하나 구할수 있었다.
대가는 무려 1백20만원이었다.
A씨는 "사정이 다급하고 시간이 촉박해서 그 돈을 주고서라도 부킹을
얻는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사례2 :골프관련업에 종사하는 B씨는 지난 5일 아는 사람으로부터
"일요일인 7일 한팀 부킹을 돈을 주고 살수없느냐"는 부탁을 받았다.
B씨는 그 사람을 부킹대행업자에게 소개시켜줬다.
업자가 요구한 금액은 30만원.
B씨는 비교적 싸게 부킹을 산 케이스다.
<> 사례3 :C씨는 지난1일 미국에서 온 친지한테서 갑작스럽게 토요일(6일)
부킹을 부탁받았다.
5일전이었지만 평일도 부킹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듣고 있던 터라 C씨 역시
아는 사람에게 재부탁했다.
물론 20만원을 지급하는 조건이다.
결국 서울근교 골프장의 부킹시간을 받아냈다.
<> 사례4 :D씨가 속해있는 골프모임에서는 한달에 한번 라운드를 한다.
문제는 매월 셋째 일요일에 3팀부킹을 하는 일이었다.
이 모임에서는 할수없이 서울에서 비교적 거리가 먼 한 골프장 담당자와
타협했다.
"1년간 매월 셋째 일요일에 3팀을 부킹해주며 그 대가는 3백만원을
지급한다"는 조건이었다.
D씨는 도중에 담당자가 바뀌는 바람에 손해를 보고 말았다.
<> 사례5 :모골프장 회원인 E씨.
그는 부킹담당자에게 매주 10만원씩 주고 일요일 부킹 한팀을 받는다.
F골프장 회원 G씨도 올해초 골프장 부킹담당자에게 8백만원을 준뒤
부킹편의를 제공받고 있다.
회원이면서 돈을 주고 부킹하는 것이 비정상이지만 그래도 그 편이 훨씬
낫기때문이다.
<> 실태 :부킹을 돈으로 사고파는 "거래"는 은밀히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회원권거래소가 관여하기도 하며 개인이 영업망을 구축하고 알선하기도
한다.
후자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것이 보통이다.
골프장 부킹담당자가 매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하면 골프장사장이 회원을 다른 골프장으로 안내하기 위해 돈을 주고
부킹을 사는 웃지못할 경우도 있다.
< 김경수 기자 ksmk@ked.co.kr 유재혁 기자 yooj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