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열린 지능형로봇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카라(KARA)의 모습
이다.
카라는 어떤 물체를 한번 보여주면 그 물체가 움직일때 마다 쫓아다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카라가 이렇게 물체를 인식할수 있는 것은 바로 시각시스템 때문이다.
이것을 개발한 사람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범재(38) 박사다.
그가 만든 시각시스템은 입체적인 이미지를 초당 30회 읽어들여 고속으로
해석해 내는 장치다.
카라는 고개와 눈동자를 움직여 주변을 둘러볼 수 있고 물체를 입체적으로
인식한다.
지금은 20여가지 정보를 갖고 눈으로 본 대상을 읽어들여 자신이 갖고 있는
정보와 일치할 경우 그것을 쫓아다니는 수준.
그러나 이런 특징을 이용하면 사람의 일을 도울수 있는 휴먼로봇의 역할을
충분히 할수 있다.
"사람은 눈으로 물체를 본 다음 그것을 뇌로 인식합니다. 로봇도
마찬가집니다. 눈으로 물체를 인식하고 그 이미지를 컴퓨터로 해석해 행동
하게 됩니다"
유 박사가 카라를 만든 동기는 국가지정연구사업의 하나로 진행하고 있는
생체기반 감각제어기술을 응용하기 위해서였다.
이 기술은 인간이 환경에 반응하는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정립해 응용하는
분야다.
즉, 인간의 눈처럼 이미지를 고속으로 분석하는 망막형 시각시스템, 만지면
힘과 위치를 파악할수 있는 터치센서, 인간처럼 행동할수 있는 제어구조
등으로 구성된다.
인간형 로봇의 감감기능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휴먼로봇에 있어 한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크게 뒤떨어져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 박사는 "시각인식시스템에 관한한 선진국 수준과 별로 차이가
없다"고 강조한다.
선진국의 시각시스템도 이미지를 초당 20~30회 속도로 분석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단지 사람처럼 두 발로 움직이는 제어시스템은 아직 우리가 자립하지
못하고 있는 기술이다.
유 박사는 지난 94년 (주)터보테크의 로봇연구실장으로 근무할 때 "실시간
계측및 검색을 위한 고속시각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제품 결함을 고속으로 점검할 수 있는 시각장치다.
당시 핵심요소였던 영상처리 하드웨어가 국내에 없어 이를 직접 개발하는
뚝심을 보였다.
유 박사는 이 기술로 제1회 산업기술개발제품전에서 상공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유 박사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자공학
석.박사과정을 밟은 토종 과학자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