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과 KEMBA가 공동 기획한 경영 MBA스쿨 6회에서는 새로운 경쟁력
패러다임에 대해 문휘창 서울대 교수가 강연한다.
문 교수는 자원이 풍부하다고 반드시 경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자원이 부족해도 적절한 전략을 통해 새로운 핵심역량을 창출하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편집자 >
미국을 찾은 한국 사람들은 흔히 미국이 자원이 풍부해 잘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서 천연자원이 빈약한 한국의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많은 사람들이 국부의 원천으로 천연자원을 꼽는다.
그러나 역설적이지만 오늘날 천연자원이 풍부한 나라는 대부분 후진국이고
선진국은 대부분 천연자원이 부족한 편이다.
산업정책연구원(IPS)에서 최근 발간한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보면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천연자원에 관한 50여개 국별 순위에서 선진국으로 꼽히는 일본이 꼴등을
했고 현재 경제적으로 뒤처진 러시아가 1등을 기록했다.
사실 서구의 여러 선진국들과 아시아의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경제적으로
선진화된 국가들은 모두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한편 중남미의 여러 국가들을 비롯한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대부분
후진국이다.
물론 캐나다 호주 등 자원이 많으면서 선진국에 속하는 나라도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국가의 번영은 창조되는 것이며 유산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쟁력 패러다임은 기존의 패러다임과 다르다.
전통적 비교우위론에 의하면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활용, 경쟁력있는
분야로 특화한다.
그런데 경제성장의 대표적 사례로 볼 수 있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의
경우를 보면 전혀 다른 패턴으로 성장해왔다.
이들 나라 모두 처음에는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출발했지만 오늘날 일본은
제조업의 여러 분야에서 고도의 기술집약적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다.
홍콩은 국제 금융센터로서 자본집약적인 산업에 집중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저임금의 노동 집약적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국제적
정보통신산업의 요람으로 발전하고 있다.
비교우위에 기초한 전통적 패러다임에 의하면 성장은 부존자원에 의해
결정된다.
이에 비해 새로운 패러다임에 따르면 성장은 전략적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
국가나 기업은 당연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르게 된다.
현재의 성장속도보다 더 빨리 발전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으로 경쟁력있는 기업들이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일본의 세계적 기업인 소니는 현재 자사가 갖고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을
진부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전략을 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실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해결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현실의 어려움은 때때로 적절한 전략을 통해 새로운 핵심역량을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일본이 80년대 개발했던 많은 경영기법은 자원이 부족한 일본이 70년대
겪었던 석유파동 등 자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였다.
또 미국이 90년대 개발했던 많은 경영기법들은 미국이 어려웠던 80년대의
경제 경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90년대 후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도 이러한 교훈을 잘 되새긴다면
2000년대 한국형 경영기법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현재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결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는 없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은 거의 모두가 크고 작은 난관을 이겨내야 했다.
우리가 선진의식을 바탕으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곧
우리가 속한 기업 및 국가의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다.
< 문휘창 서울대 교수 / 국제지역원 >
[ 경쟁력 패러다임 ]
<> 성장및 번영
<>전통적 패러다임 : 부존자원에 의해 결정
<>새로운 패러다임 : 전략적 선택에 의해 창조
<> 게임의 규칙
<>전통적 패러다임 : 정태적 비교우위
<>새로운 패러다임 : 동태적 핵심역량 창출
<> 게임의 결과
<>전통적 패러다임 : 플러스 섬
<>새로운 패러다임 : 플러스, 제로, 또는 마이너스 섬
<> 게임의 상대
<>전통적 패러다임 : 성격이 다른 국가 또는 기업
<>새로운 패러다임 : 성격이 다르거나 비슷한 국가 또는 기업
<> 장점
<>전통적 패러다임 : 안정성
<>새로운 패러다임 : 빠른 성장 또는 위기 극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