花開不幷百花叢,
화개불병백화총

獨立疏離趣未窮.
독립소리취미궁

寧可枝頭抱香死,
영가지두포향사

何曾吹落北風中.
하증취락북풍중

꽃 피우되 여느 꽃과 섞이지 않고,
성긴 울가에 홀로 서 있으니 그 자태 못내 아리땁구나.
가지 끝에 향을 안고 죽을지언정,
북풍 맞아 땅바닥에 뒹구는 일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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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정사초가 국화 그림에 붙인 시 "화국"이다.

북방 오랑캐에 의해 멸망한 조국 송을 그리워하며 지사의 기개를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국화에 기탁했다.

그는 난을 그림에 있어서도 흙이 없는 뿌리를 그려 망국의 한을 나타냈다
한다.

그의 이름도 주권과 영토를 잃은 조송을 생각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