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21가지 대예측] (24) <12> 부활하는 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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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이상미(38)씨는 조용히 책상앞에 앉아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예수를 떠올렸다.
놀랍게도 잠시후 그의 방엔 예수가 나타났다.
한참동안 그는 예수와 함께 여기저기를 거닐면서 대화를 나눈다.
교회도 둘러보고 굶주린 사람들을 만나 빵도 나눠줬다.
병든 사람을 고쳐주는 모습도 보고 예수와 함께 강물위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천년전 세계로 되돌아간듯한 장면이지만 사실은 새
천년에 일어날 일이다.
손쉽게 예수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이씨만이 아니다.
누구나 가능하다.
고행을 한 것도 아니고 깊은 산속에서 수도한 결과도 아니다.
파동이론과 관련한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은 결실이다.
물체가 지닌 고유한 파동을 발견해 그 파동에 맞추기만 하면 영력이 작용해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실현된다.
20세기 인기를 끌었던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물쇠로 채워진 방문을 통과해
드나들수도 있다.
미국에선 철골로 만든 튼튼한 다리가 산들바람에 무너진 것도 다리가 지닌
파장과 바람의 파장이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영화 "양철북"에선 같은 파장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유리창을 깨뜨리는
장면도 나온다.
이처럼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은 언제든지 예수를 만나고 부처를 대할
수 있게 된다.
종교에서도 동서양의 구분이 사라지고 신을 숭배하는 양식도 달라진다.
<> 부활하는 신 =지난 천년동안은 "절대자"로만 여겨졌던 신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유전공학 분야에선 이미 한국에서도 복제젖소(영롱이)와 복제한우(황진이)
가 탄생했다.
생명공학 기술은 동물복제에서 나아가 인간복제마저 예고하고 있는 상황
이다.
아기를 낳는 것이 아니라 주문생산할 정도로 기술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디옥시리보핵산(DNA) 재생기술로 영화 쥐라기공원처럼 까마득한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공룡을 되살리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또 노화를 억제하는 기술이 나와 사람은 2백세이상 살 수 있는 세상을
맞는다.
생명공학자들은 오는 2010년이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이 밝혀지고
2018년엔 사람의 유전자에 대한 신비가 모두 드러날 것으로 보고있다.
2023년엔 뇌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게 되고 2024년이면 인공눈이 개발된다.
이는 일본 장수과학진흥재단에서 생명공학자 7백명을 대상으로 노화연구의
미래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과학기술문명은 인간의 존엄성을 넘어 무한궤도를 달리고 있다.
자칫 인간성 상실을 몰고올지도 모르는 엄청난 대변혁이다.
과연 신의 영역은 정복될 것인가.
1백여년전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프리드리히 니체는 ''짜라투스투라
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근대 문명으로 인한 폐해를 비판하고 죽음 너머에 있는 피안보다는 차안의
세계에 충실해야 함을 설파했다.
그렇듯 죽었다던 신의 영역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 수백년간의 과학혁명은 과학적 합리성으로 종교적 신비성을 몰아낼
듯했지만 새 천년에 들어서도 종교의 자리는 여전하다.
지난 97년 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의 종교집단 "천국의 문"만 해도
그렇다.
집단 자살해 화제가 됐던 신도들은 대부분 컴퓨터엔지니어 등의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었다.
과학만으로 신의 영역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반증이다.
<> 신을 향한 탐구 =종교나 영적 세계 연구에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
상금을 주는 재단도 생겼다.
과학기술뿐 아니라 "황금"도 신의 영역에 경외심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턴재단에서 주는 "종교 발전을 위한 템플턴상"
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상은 템플턴투자신탁의 창시자로 유명한 존 템플턴(86) 경이 지난 72년
만든 것이다.
지난해까지 매년 1명씩 모두 26명을 뽑아 시상했다.
상금도 1백만달러를 웃돌아 노벨상보다 약간 더 많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같은 상금기준은 "알프레드 노벨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적인
성장이란 사실을 간과했다"는 템플턴 경의 지적에 따라 책정한 결과다.
템플턴씨는 "인간이 단지 거대한 신비의 사소한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거대한 전체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해
한다면 훨씬 생산적이고 유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앙생활의 변화 =과학 발전은 신앙생활의 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한 종교활동도 활발해진다.
"새천년의 미국종교"란 책을 쓴 돈 래틴씨는 "지난 60년대부터 조직화된
기성종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 결과 지난 65년 1천1백만명에 달했던 미국 감리교회연합 회원수가
지금은 9백만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신을 믿는 사람 자체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지만 특정 종파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졌다는게 래틴씨의 주장이다.
이들은 영적인 세계를 추구하는데 있어 정형화된 스타일을 싫어한다.
미국 종교연구가인 조지 바너씨는 이들을 "모자이크 세대"라고 부른다.
지난 8월 부천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철학자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가상공간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인간은 잃어버린 삶의 방향을 잡기 위해
더많이 종교를 찾게 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정신적 고독과 갈증을 채우기 위해 신과 가까워
지려는 인간의 노력은 뉴 밀레니엄에도 여전할 것이다.
<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
기도하며 예수를 떠올렸다.
놀랍게도 잠시후 그의 방엔 예수가 나타났다.
한참동안 그는 예수와 함께 여기저기를 거닐면서 대화를 나눈다.
교회도 둘러보고 굶주린 사람들을 만나 빵도 나눠줬다.
병든 사람을 고쳐주는 모습도 보고 예수와 함께 강물위를 걸어서 건너기도
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천년전 세계로 되돌아간듯한 장면이지만 사실은 새
천년에 일어날 일이다.
손쉽게 예수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이씨만이 아니다.
누구나 가능하다.
고행을 한 것도 아니고 깊은 산속에서 수도한 결과도 아니다.
파동이론과 관련한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은 결실이다.
물체가 지닌 고유한 파동을 발견해 그 파동에 맞추기만 하면 영력이 작용해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이 실현된다.
20세기 인기를 끌었던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자물쇠로 채워진 방문을 통과해
드나들수도 있다.
미국에선 철골로 만든 튼튼한 다리가 산들바람에 무너진 것도 다리가 지닌
파장과 바람의 파장이 일치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영화 "양철북"에선 같은 파장의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유리창을 깨뜨리는
장면도 나온다.
이처럼 과학기술을 이용해 사람들은 언제든지 예수를 만나고 부처를 대할
수 있게 된다.
종교에서도 동서양의 구분이 사라지고 신을 숭배하는 양식도 달라진다.
<> 부활하는 신 =지난 천년동안은 "절대자"로만 여겨졌던 신의 세계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유전공학 분야에선 이미 한국에서도 복제젖소(영롱이)와 복제한우(황진이)
가 탄생했다.
생명공학 기술은 동물복제에서 나아가 인간복제마저 예고하고 있는 상황
이다.
아기를 낳는 것이 아니라 주문생산할 정도로 기술발전은 멈추지 않는다.
디옥시리보핵산(DNA) 재생기술로 영화 쥐라기공원처럼 까마득한 역사속으로
사라졌던 공룡을 되살리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또 노화를 억제하는 기술이 나와 사람은 2백세이상 살 수 있는 세상을
맞는다.
생명공학자들은 오는 2010년이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이 밝혀지고
2018년엔 사람의 유전자에 대한 신비가 모두 드러날 것으로 보고있다.
2023년엔 뇌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게 되고 2024년이면 인공눈이 개발된다.
이는 일본 장수과학진흥재단에서 생명공학자 7백명을 대상으로 노화연구의
미래에 대해 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과학기술문명은 인간의 존엄성을 넘어 무한궤도를 달리고 있다.
자칫 인간성 상실을 몰고올지도 모르는 엄청난 대변혁이다.
과연 신의 영역은 정복될 것인가.
1백여년전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프리드리히 니체는 ''짜라투스투라
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근대 문명으로 인한 폐해를 비판하고 죽음 너머에 있는 피안보다는 차안의
세계에 충실해야 함을 설파했다.
그렇듯 죽었다던 신의 영역은 그대로 남아 있다.
지난 수백년간의 과학혁명은 과학적 합리성으로 종교적 신비성을 몰아낼
듯했지만 새 천년에 들어서도 종교의 자리는 여전하다.
지난 97년 봄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의 종교집단 "천국의 문"만 해도
그렇다.
집단 자살해 화제가 됐던 신도들은 대부분 컴퓨터엔지니어 등의 첨단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었다.
과학만으로 신의 영역을 넘어설 수는 없다는 반증이다.
<> 신을 향한 탐구 =종교나 영적 세계 연구에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
상금을 주는 재단도 생겼다.
과학기술뿐 아니라 "황금"도 신의 영역에 경외심을 표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템플턴재단에서 주는 "종교 발전을 위한 템플턴상"
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상은 템플턴투자신탁의 창시자로 유명한 존 템플턴(86) 경이 지난 72년
만든 것이다.
지난해까지 매년 1명씩 모두 26명을 뽑아 시상했다.
상금도 1백만달러를 웃돌아 노벨상보다 약간 더 많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같은 상금기준은 "알프레드 노벨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영적인
성장이란 사실을 간과했다"는 템플턴 경의 지적에 따라 책정한 결과다.
템플턴씨는 "인간이 단지 거대한 신비의 사소한 한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거대한 전체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이해
한다면 훨씬 생산적이고 유익한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신앙생활의 변화 =과학 발전은 신앙생활의 양식에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터넷을 통한 종교활동도 활발해진다.
"새천년의 미국종교"란 책을 쓴 돈 래틴씨는 "지난 60년대부터 조직화된
기성종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한다.
그 결과 지난 65년 1천1백만명에 달했던 미국 감리교회연합 회원수가
지금은 9백만명으로 줄어들었다는 지적이다.
신을 믿는 사람 자체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지만 특정 종파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졌다는게 래틴씨의 주장이다.
이들은 영적인 세계를 추구하는데 있어 정형화된 스타일을 싫어한다.
미국 종교연구가인 조지 바너씨는 이들을 "모자이크 세대"라고 부른다.
지난 8월 부천에서 열린 "아시아 가톨릭철학자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이같은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가상공간을 현실로 받아들이면서 인간은 잃어버린 삶의 방향을 잡기 위해
더많이 종교를 찾게 될 것이란 진단도 나왔다.
과학기술이 발달할수록 정신적 고독과 갈증을 채우기 위해 신과 가까워
지려는 인간의 노력은 뉴 밀레니엄에도 여전할 것이다.
< 손희식 기자 hssoh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