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원화가치는 달러당 1천1백원대에서 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평균 예상치는 1천1백30원으로 추정됐다.

엔화가치는 달러당 평균 1백5엔 수준의 강세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0년 환율전망"을 발표했다.

연구소는 내년 국내 외환시장은 기업구조조정이 일단락되고 금융불안이
진정되면서 급격한 환율변동의 위험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엔화강세에 따라 원화와 엔화의 교환비율이 11대 1을 넘어 내년초
원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높아지지만 경기상승에 따른 수입증가폭이 커지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절상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게 연구소의 예상이다.

연구소는 외채상환을 위한 외화자금 수요와 원화가치 급등을 원하지 않는
정부의 의지도 원화가치 상승을 저지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엔.달러환율은 단기적으로 1백5엔대 전후에서 움직이는 엔화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WEFA DBR 등 해외 경제예측기관의 전망치(1백15엔 내외)와 다소 차이
가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연구소는 "엔 캐리 트레이드(yen carry trade)"로 막대한 손실을 입은 국제
헤지펀드들이 이를 청산하면서 현재의 엔화강세 기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이같은 단기자본의 움직임에 따라 엔화 절상폭이 더욱 커질 가능성
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의 저금리 상황에서 엔화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헤지펀드들이 엔화를 차입, 달러화자산에 투자함으로써 환차익과
금리차익을 노리는 거래행태다.

한편 올해 끊임없는 논란이 있었던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는 내년 상반기에
실현될 것이라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절하폭은 10~15%로 국내외 경제예측기관들의 당초 예상치보다는 작은 규모
로 예상됐다.

연구소는 최근 중국의 수출이 회복되고 외환보유고가 증가하는 등 평가절하
논의가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위안화 가치가 동남아 경쟁국에 비해 고평가돼
있고 외국인투자자가 중국 국유기업 개혁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점을 들어
평가절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회복기에 들어선 동남아 국가들이 경쟁적인 평가절하에 나서 아시아
외환위기를 재발시킬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유로화 환율은 유로경제권의 회복과 미국경제의 연착륙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지만 당분간 1.08~1.12달러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됐다.

연구소는 미국경제가 하드랜딩하지 않는 이상 유로.달러환율이 1.15달러
이상으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 박민하 기자 hahaha@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