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초만 해도 럼(Rum)주는 투박하면서 열정적이고 또한 거칠고 미완성
인 술로 캐리비안의 해적들에게나 적합한 술이었다.

점잖은 계층의 사람들은 럼주를 즐기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

쿠바의 포도주 상인이었던 돈 파쿤도는 럼주의 원료 품질에서부터 발효
증류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실험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차콜(Charcoal) 여과기를 거쳐
럼주를 숙성시키는 방식으로 불순물을 제거했다.

마침내 그는 참나무통 숙성 과정을 거쳐 다른 럼주보다 더 부드럽고 세련된
맛을 내는 신제품을 개발했다.

돈 파쿤도가 만든 럼주는 먹기에 부드러우면서도 맛이 풍부하고 진했다.

돈 파쿤도는 새로운 럼주를 보급하기 위해 구리와 무쇠로 만들어진 증류기
(alambique)가 설치된 양철지붕 증류소를 매입했다.

그 증류소의 서까래에는 큰 박쥐 한 무리가 살고 있었다.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박쥐들은 계속 머물면서 바카디 럼의 상징인
상표가 됐다.

1862년 돈 파쿤디의 제품은 왕과 애주가등들 만족시켜 수요가 급증했다.

바카디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하고 부드러운 럼주로 확고하게 자리를 굳혔다.

20세기초 미국의 주류판매 금지령으로 쿠바의 하바나는 일약 국제적 유흥지
로 부상했다.

이때 하바나에 모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셨던 술이 바카디 럼이었다.

미국 등지로 바카디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바카디사는 세계적인 럼주
메이커사로 도약했고 오늘날 전세계 2백여국에서 애주가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바카디 럼을 베이스로 하는 다양한 칵테일은 인기를 끌고 있다.

1900년 하바나의 바에서 미국인 장교 한 사람이 바텐더에게 바카디와 콜라
를 주문한후 두가지를 혼합해 레몬조각을 띄워 마셨다.

바텐더가 새로운 칵테일 이름을 묻자 쿠바 리브레(Cuba Libre)라고 대답
했다.

그 때 바에 있던 사람들은 쿠바 해방을 위해 건배했다고 한다.

이렇게 탄생한 바카디&콕은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칵테일중 하나가 됐다.

바카디 스포츠와 바카디&토닉도 인기있는 칵테일이다.

바카디 스포츠는 바카디 럼에 이온 음료를 믹스한 것으로 다른 칵테일과
달리 갈증 해소에 적합하다.

차게 얼린 글라스에 얼음을 넣은 후 레몬 조각을 넣는다.

바카디 럼을 60% 가량 채운뒤 이온 음료를 섞으면 된다.

이온음료는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바카디&토닉은 토닉워터를 부어 마시는 것으로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 최인한 기자 janus@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