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산만해 공부를 못하고 친구들에게도 따돌림당하는 것 같아요"

자식이 차분하지 못해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다.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도 어울려야할 아이가 책상에 붙어있지 못하고
또래들로부터 환영받지도 못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왔다갔다 하는 증상은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

갑자기 상대방을 공격하는 등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도 한다.

5~15세인 학령기 아동과 청소년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이 증상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학습지진아가 된다.

공격적인 행동으로 따돌림도 받는다.

성인이 된 후에도 증상이 계속돼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

서울대 의대 신민섭 소아정신과 교수는 "산만한 정도가 심하면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최근 주의력을 시험하는 국산 프로그램이 개발돼
쉽고 정확하게 아이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로부터 주의력 결핍과 치료법, 새로운 진단프로그램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 =학령기 아동의 3~15%가 이 증상을 나타낸다.

이 장애에 걸린 아동중 40~50%는 학습장애를 보인다.

산만한 행동으로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자주 들으면 자존심과 자신감이
떨어져 청소년기에 우울증에 걸린다.

약물남용이나 비행을 저지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어렸을 때 적절히 치료하지 못하면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이어진다.

어렸을 때 주의력 결핍을 보인 아동중 절반은 성인이 돼서도 증상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보고돼 있다.


<> 진단 =먼저 간단한 지능과 성격을 검사한다.

이어 주의력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어린이에게 특정한 모양의 도형을 모니터에 보여주고 15분동안 2~3가지의
도형을 2초간격으로 번갈아 제시하면서 특정 도형이 나올때만 반응토록 한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주의 분산성, 주의 일관성, 충동성,
과제처리 속도 등 네가지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요소중 하나만 부족해도 주의력 결핍으로 이어진다.

그동안 소아과에서 주의력 결핍을 진단하기 위해 사용해온 프로그램은
미국산.

그러나 도스버전으로 사용이 복잡하고 테스트 방법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진단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 미국에 1명당 10달러씩 지불해야 했다.

서울대 의대 홍강의.신민섭 교수와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는 이에
대항해 윈도버전으로 정확성이 높은 진단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현재 서울대 소아정신과에서 사용중인 이 프로그램으로 아동을 진단하면
곧바로 아이에게 부족한 요소를 파악할 수 있다.

치료가 그만큼 빨라질 수 있게 됐다.

신 교수는 "이 프로그램을 초등학교 등에 실비로 공급해 선생님이 어린이들
의 상태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치료 =아이가 주의력 결핍 과잉운동 장애로 판명되면 증세의 정도를
구별해 치료에 들어간다.

경증일 경우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6~8명의 아이를 모아 집단치료를 하면서
부모에 대한 교육도 함께 실시한다.

집단치료는 매주 1회 2시간씩 9주동안 이뤄진다.

행동하기에 앞서 생각하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과제에 지속적으로 집중하고 또래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방법도
가르친다.

부모에 대한 교육에서는 자녀에게 관심을 보이고 지시하는 법과 아이의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방법 등을 알려준다.

교육기간은 아동에 대한 집단치료 기간과 같다.

주의력 결핍이 중증일 경우 이같은 심리치료와 함께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신 교수는 "부모가 인내심을 갖고 아동이 안정을 취하면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치료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