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사람들중 유달리 식욕이 왕성한 사람이 있다.

점심식사를 같이 했는데 2~3시간만 지나면 허기가 느껴진다며 간식거리를
찾는다.

그렇다고 활동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를 대부분의 사람은 소화력이 왕성하니까 식욕이 왕성하고 식사량도 많은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는 얘기일수 있고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의 경우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
하다.

무작정 식욕이 당기는 것은 질병의 단서가 된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특별히 많이 먹지 않던 사람이 최근들어 갑자기 식사량
이 늘고 식욕도 왕성해졌다면 한번쯤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방에서는 이처럼 음식섭취량이 늘면서 허기를 느끼는 증상을 "소곡선기증"
이라고 한다.

음식을 쉽게 소화하면서 자주 허기가 진다는 뜻이다.

비만한데 소곡선기증을 보인다면 위에 습열이나 습담이 발생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비만하지 않은 경우라도 습열과 습담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

소곡선기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식욕증진과 함께 갈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
이다.

이런 경우 계속 음식을 섭취하면 곧바로 몸무게가 늘고 습열과 습담이 더욱
조장된다.

헬스나 사우나를 하면서 음식량을 줄여보아도 소용없다.

끊임없는 식욕과의 전쟁을 하다보니 2차적인 스트레스로 혀에 백태나 황태
가 두텁게 생기게 된다.

최근들어 자신의 식욕이 이상할 정도로 왕성해졌다면 한번쯤 거울을 보고
자신의 혀를 관찰해 봐야 한다.

습열이나 습담을 제거하는 약물을 복용하고 과식도 삼가야 한다.

박영배 < 경희대 한방병원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