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이 승계하라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반발, 증선위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회계법인이 감독당국의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증선위 관계자는 "안진회계법인이 세동경영회계법인에 내려진 증선위
의 제재조치를 자신이 승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지난 6일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발단은 지난 7월8일 증선위가 세동에 대해 대한생명의 97회계연도 부실감사
사실을 적발, 제재조치를 내린데서 비롯됐다.
당시 증선위는 세동에 대해 감사인 지정(지정감사기업을 감독기관이 회계
법인에 배정해 주는 것)을 2%(15억원 상당) 줄이고, 손해배상공동기금 80%
(9천만원)를 추가납부토록 결정했다.
증선위는 그러나 세동이 지난 5월10일부로 안진에 합병된 점을 감안, 제재
조치를 안진에 부과했다.
안진이 세동의 법인 책임을 승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안진 관계자는 "증선위의 이같은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단해 재심청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지정제외등의 조치로 15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되는 등 금전적인
피해도 적지 않아 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변호사들의 법률자문을 받아본 결과 안진이 세동에 부과된 책임을
전적으로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증선위측은 "각종 판례에서 합병으로 소멸된 법인의 책임은 합병
법인에 승계된다고 판시하고 있어 합법적인 조치였다"면서 "적극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