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01년부터 LPG등 연료사용 규제를 없애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동차업계는 여전히 불만스럽다.

자동차 연료가격 인상이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미니밴 등 7~10인승 RV(Recreational Vehicle, 레저용 차)에 대한
액화석유가스(LPG) 금지도 1년간 유보됐지만 탐탁찮은 분위기다.

업계는 그러나 이번 정부방침이 관계부처간 의견조율을 거쳐 나온 종합대책
인 만큼 나름대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LPG 차량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차세대 디젤엔진차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복안이다.

<>정책방향 선회 =오는 2001년부터 자동차 연료사용규제가 철폐됨에 따라
RV뿐만 아니라 일반 승용차들도 자유롭게 연료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RV가 승합차로 분류되든 승용차로 분류되든 별 차이가 없게
됐다.

승용차 분류시 자동차세 인상문제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2004년까지 현행
세금수준이 유지된다.

대신 정부는 LPG와 경유가격 인상을 추진키로 했다.

구체적인 인상수준은 내년초에야 결정되겠지만 LPG차량의 가격메리트는
반감될게 틀림없다.

<>업계 반응 =연료사용 규제가 없어진다 하더라도 업계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별 가격차이가 해소되면 LPG보다는 가솔린이나 디젤쪽으로 수요가
옮겨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LPG와 경유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모르기때문에 소비자
들은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면서 "연료가격이 예시되기 전까지는
차량구입을 미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결국 RV에 쏟아부은 1조원가량의 투자비를 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휘발유를 제외한 연료가격이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될 경우 내수기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디젤엔진 개발 강화 =업계는 그러나 연료가격 변화에 대비해 힘과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 개발시기를 앞당길 계획이다.

경유가 LPG에 비해 다소 가격이 비싸지만 연비를 따지면 오히려 낫다는
판단이다.

RV는 물론 승용차에도 디젤엔진을 사용할 예정이다.

LPG가격이 크게 오르면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대안은 디젤차량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 디트로이트디젤과 제휴해 2천cc급 차세대 디젤엔진
개발에 들어갔다.

이 엔진은 내년중 미니밴 트라제XG에 이어 EF쏘나타와 그랜저XG 등 중대형
승용차에도 도입될 예정이다.

대우자동차도 프랑스 르노와 1천9백cc급 디젤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의 경우 이미 카니발에 디젤엔진이 장착돼 있어 향후 주력모델이
LPG에서 디젤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 조일훈 기자 ji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