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 최고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는 27.25명에 달한다.

선진국에 비해 6~10배나 높다.

교통사고는 생명을 부지해도 많은 후유증이 기다리고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로서는 억장이 무너진다.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교통사고후유증에 대해 정용구 고려대 안암정신병원
신경외과 교수, 신준식 자생한방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후유증 진단의 어려움 =환자는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진단은 잘
안되는 특성을 보인다.

뇌외상이나 목척추충격으로 발생하는 조직의 병적 변화는 주로 컴퓨터단층
촬영(CT)으로 진단된다.

후유증이 의심가는 경우도 추가로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알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중상 이상의 외상이 있을때 가능한 것이다.

외형상 중하지 않은 경상일대는 CT나 MRI로 쉽게 진단할 수 없다.

검사상 이상소견이 잘 발견되지 않는다.

기억력소실 인지능력장애 어지럼증 두통 정서불안 성격이상 불안증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예다.

이같은 증상은 "뇌외상후 증후군"으로 규정된다.

외상으로 뇌세포가 손상돼 신경전달물질과 신경세포간 연결부에 경미한
변화가 일어남으로써 유발되는데 진단이 쉽지 않다.

<> 뇌 손상 =후유증으로 문제해결능력 기억력 집중력 언어능력 등에서
장애를 일으킨다.

불안증, 미성숙한 대인관계, 통찰력 저하, 사회적 임무에 대한 무감각,
우울증, 성취동기 저하 등도 생겨 환자의 일상능력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
된다.

이런 장애는 사고후 1년까지 심해졌다가 7년정도까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사고전에 환자가 정서장애 약물남용 알코올중독 심리갈등 내분비계질환
등을 갖고 있는 경우에 이같은 경향이 심하다.

뇌손상이 뇌의 전두부나 측두부에 좌상이나 혈종이 생기면 행동장애, 우측
전두부에 나타나면 정신장애가 각각 생긴다.

특히 최근에는 중성자방출단층촬영으로 외상후 우울증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업치료(작업하면서 인지 행동능력을 높이는 치료)
물리치료 언어치료 등의 재활치료를 체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전에 환자의 심리를 측정하고 적합한 작업치료사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디오로 환자의 변화를 정기적으로 촬영해 치료방침을 수정해 나간다.

아울러 정신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과 약물치료 등을 동시에 시행
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외상후 스트레스 =사고를 당한 사람의 10%가량은 심한 정신장애에
시달린다.

<>위협적 사고에 대한 반복회상 <>사고경험을 회피하려는데 따르는 감정적
마비현상 <>지속적인 신경과민으로 뇌손상 후유증과 같은 정신후유증 등이
동반된다.

무기력 무관심 짜증 경악 착각 환각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집중력이 떨어져 멍청한 태도도 보인다.

보통 이런 증상은 사고발생 1주일후부터 나타나는데 1개월이상 지속되면
외상후 스트레스로 진단할수 있다.

증상이 1개월미만 지속되는 가벼운 경우에는 급성 스트레스장애라고 부른다.

이는 약물치료 단기정신상담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입원해서 사회복귀를 위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족과 친구의 도움이 매우 중요하므로 환자를 안심시키고 흥분된 정신상태
를 이완시켜 주도록 해야 한다.

불면증이나 악몽에 시달릴 때는 수면제를 복용해 충분히 잠을 자도록 유도
한다.

<> 목부위 척추통증 =가벼운 충돌사고일 경우라도 급브레이크를 밟을때
생기는 차체의 흔들림에 의해 몸이 튕겨지면서 목이 뒤로 젖혀졌다가 앞으로
꺾여 목에 손상을 입게 된다.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해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지만 수일 또는
수개월 후에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뒷목을 고정시켜 주는 힘줄이 갑자기 늘어남으로써 인대가 손상을
입어 탄력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우 목뼈의 만곡이 사라지고 곧게 서버리는 일자목이 되기 쉬운데
이를 오래 방치하면 퇴행이 촉진돼 경추의 충격흡수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쿠션역할을 해주는 디스크가 지속적인 압박을 받아 납작하게 찌그러
들어 목디스크 질환이 유발된다.

일자목이 오래 지속되면 머리와 어깨근육이 경직돼 항상 목이 뻣뻣해지고
머리까지 띵해진다.

이럴 때는 목의 만곡을 회복시켜주는 카이로프랙틱 치료가 좋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똑바로 누워서 누에처럼 고개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운동을 자주 해서 뒷목의 근육과 힘줄을 강화시켜야 한다.

잠을 잘때도 수건을 말아 목뒤에 놓고 베고 자거나 팔뚝 굵기의 둥그런
베개를 목에 받치고 자면 목의 만곡이 다시 생겨 목디스크를 예방할 수 있다.

환자는 스스로 근육신전운동 유연성운동 근력강화운동 온열마사지 등을
실시해 경추 후유증을 완화시킬수 있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