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 회장이 20일 김우중 대우 회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을 뜻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제33회 도쿄모터쇼 보도
발표회에 참석, 기자들로부터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의사가 있느
냐는 질문을 받고 제의가 오면 수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전경련 회장직 제의가 오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는 정 회장이 이날 수락 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함에 따라 다음달
4일 전경련 임시 총회에서 정 회장이 전경련 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으로부터 공식 제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경련이 실무차원에서 여론을 수렴하면 그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전경련 회장 추대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내비쳤다.

정 회장은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사전에 협의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명예회장과 상의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경련측은 이와 관련,손병두 부회장이 내주부터 회장단,고문단
인사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관계자는 "5대그룹 회장들의 의견을 들어본 후 월말께 정몽구
회장을 전경련 회장에 추대하는 모임을 갖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절차를 밟으면 정몽구 회장은 제 26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
하게 된다.

정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할 경우 부자가 전경련 회장을 맞는
첫 사례가 나오게 된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지난 77년부터 87년까지 전경련을 이끌어왔다.

재계는 정몽구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취임할 경우 재계 화합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 개혁 정책에 재계의 입장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지바(일본)=김용준 기자 juny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