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미국 금융시장 '트리플약세'..다우 한때 1만P 붕괴
나타나고 있다.
다우존스공업평균 주가지수는 지난 15일 장중 한때 강력한 심리적 지지선
으로 여겨져온 10,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종가는 전날보다 2백66.90포인트 떨어진 10,019.71이었다.
달러화 가치는 약세로 반전했다.
엔화에 대해서는 달러당 1백5엔, 유로화에 대해서는 유로당 1.08달러대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가격도 주말에는 소폭 상승했으나 기조적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미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가 세계 금융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미국 주가.
현재 약 30% 내외의 버블이 형성돼 있다는게 미국 연준리(FRB)의 판단이다.
적정주가는 7,000~8,000포인트대라는 의미를 깔고 있다.
그동안 그린스펀의 발언을 토대로 볼 때 버블이 낀 주가는 이 정도로 조정
돼야 미국경제의 안정을 위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다.
미국 증시역사상 주가가 폭락한 시점도 대부분 10월이다.
당연히 투자가들의 심리는 크게 위축되고 있다.
미 연준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달성과 무역적자 축소에
있다.
지금까지 미국경제의 호황이 주가상승에 따른 자산효과(wealth effect)에
기인하는 측면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주가하락을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렇다면 1만포인트 붕괴가 미국 증권시장을 중심으로 나돌고 있는 위기설
의 전주곡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문제는 미국경제가 어느 수준의 주가하락폭까지 견디어 낼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려 있다.
현재 미국 국민들의 소득구성을 보면 자산소득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자산소득에 대한 소비계수 0.8, 민간소비의 성장(GDP)기여도 0.7을 감안할
때 다우지수가 7천5백 포인트 이하로 붕괴되지 않는 한 성장률 2.5% 수준은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결국 이번주에 1만 포인트대가 붕괴되더라도 상징적인 차원에서 불안감만
조성될 수 있을 뿐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치닫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주가하락으로 미국 증시에서 이탈할 자금이 어디에 쏠리느냐에 따라
당분간 여타 가격변수는 비교적 큰 폭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일단 최근 들어 투자가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유로화 시장이 떠오른다.
현재 1.08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는 유로화 가치는 연내에 1.1달러 이상
으로 무난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은행의 경우 1.15달러까지 예상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유로화만큼 강세는 어려우나 연내에 1백엔선 붕괴를 점치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국제 금값과 유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금 원유를 중심으로 한 국제상품시장으로
일정규모는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투자메리트가 증가하고 있는 회사채 가격의 상승이
예상되나 국채가격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아시아 금융시장도 당분간 미국의 증시 움직임이 지배할 것으로 예상
된다.
만약 미국 주가 10,000포인트대가 무너지고 주중에 예정된 아시아 금융기관
들의 실적치가 예상대로 안좋게 나올 경우 의외로 불안감이 증폭될 우려도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효과가 우려된다.
지난주부터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될 기미를 찾고 있으나 여전히 불안한
대외여건을 흡수할 만큼 완충능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98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미국 주가와 국내주가와의 상관계수는 "1" 정도로
추계된다.
미국 주가가 10% 빠지면 국내 주가도 10%는 하락된다는 의미다.
물론 최근에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될 기미를 찾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보다 영향이 줄어들겠지만 여러가지 요인으로 불안한 국내 금융시장에 또
하나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일수록 현안의 대우사태와 투신사 구조조정을 조속히 매듭짓고 그
어느때보다 유연한 정책자세가 요구된다.
< 한상춘 전문위원 sc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8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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