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은행간의 경영통합으로 인해 스미토모 미쓰이등 일본의 6대
기업집단체제가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에서는 2차대전이전부터 계속돼온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등
3대재벌과 전후에 탄생한 후요(후지은행계) 다이이치칸긴 산와그룹 등
6개집단이 사실상 경제를 지배해 왔다.

6대기업집단체제의 붕괴 움직임은 스미토모그룹과 미쓰이그룹의 핵심을
이루는 스미토모은행과 사쿠라은행이 합병을 결정하면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앞서 후지은행 다이이치칸교 니혼고교은행도 경영을 통합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 그룹은 에도시대에 상점으로 출발, 메이지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발판으로 급속성장했다.

그러나 종전과 더불어 연합군사령부가 취한 지주회사금지조치 등으로
해체됐으며 이후 쇼와30년(55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재벌로 뭉치기
시작했다.

신흥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후요 다이이치칸교 산와계도 그룹을
만들었다.

6대그룹집단의 토대가 구축된 것이다.

재벌들은 주식상호보유 사장회 등을 통해 그룹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그룹내부거래가 줄어들면서 구심력이 급속도로 약화돼
왔다.

기업집단의 중심을 이루는 사장회도 최근엔 간친회 형태로 성격이 변질돼
계열사통제를 위한 사령탑으로서의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그룹내기업들의 경우는 상호보유주식을 처분하고 주식시장에서의 직접자금
조달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이로 인해 그룹유지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은행의 입지도 약화되는 추세다.

관계자들은 "중후장대 산업시대에는 기업집단이 힘을 발휘했지만 산업구조의
변화로 상황이 달라졌다. 스미토모와 사쿠라은행간 합병은 기업집단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음을 상징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은행의 합병하면 그룹내외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다른 주거래
은행을 선택하는 등 기업집단의 해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에서는 그룹집단에 속하는 5~6개사가 국내시장을 대부분 차지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화로 국경을 초월한 경쟁이 가열되면서 6대집단은 합종연횡
으로 살아남기를 시도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특파원.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