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운용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은행들이 대우채권 손실처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이 대주주로서 최소한 투신운용사의 자기자본금액 만큼은 책임을 져야
하는데다 판매대행한 수익증권에 대해서도 손실분담액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손실은 주주들의 손실부담으로 이어져 주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주택 한빛 조흥 등 3개 은행 계열 투신운용사들은 수익증권에 대우채권을
1조원 이상 편입했다.

이들 투신운용사는 수익증권의 상당부분을 계열 은행창구를 통해 판매,
은행들이 판매대행회사로서의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주택은행은 계열사인 주은투신운용이 수익증권에 편입시킨 대우채권
1조6천여억원의 손실률이 확정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하다.

주은투신운용의 3월말 자기자본이 3백94억원에 불과, 손실액을 자기자본
만으로 감당하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주택은행은 또 주은투신운용의 수익증권 9천억원어치를 은행창구에서 팔아
판매대행사로서 부담해야 하는 손실분마저 떠안아야 한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정된게 없어 손실부담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의 자회사인 한빛투신운용은 수익증권에 1조2천8백여억원의 대우
채권을 편입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한빛투신운용의 자기자본이 현재 6백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투신운용사와 판매대행사의 손실부담이 2대 8이나
3대 7로 확정될 경우 투신운용사의 자기자본만으로 손실액을 메울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빛은행이 판매대행한 수익증권 6천여억원의 손실분
은 은행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한빛투신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본금
을 투입해야 하는 부담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의 경우 조흥투신운용의 수익증권을 지난 7월부터 시판했기 때문에
판매실적이 2백억원에도 못미쳐 손실분담은 크지 않다.

그러나 조흥투신운용의 대우채권 편입액이 1조3천5백여억원으로 많아
대주주의 손실분담 없이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현승윤 기자 hyuns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