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업가 정신을 꺾지말자 .. 이광현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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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현 < 고려대 교수 / 산업개발연구소장 >
며칠전 모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이 분은 국내시장이 성숙돼 있어 이제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해야겠는데
도대체 투자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 두 차례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보았으나 번번이 실패로 끝나
이번엔 과감하게,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겠는데 요즘 정부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꺾어 버린다는 것이다.
지난 70~80년대까지 우리 경제를 이끌고 온 힘은 정부의 보호, 근로자의
저임금과 뜨거운 근로의욕, 그리고 불굴의 투지로 무장한 기업가들의 정신
이었다.
이것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소득이 급증함에 따라 과거와 같은 저임금도 사라지고
근로의욕도 옛날 같지 않은 형편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에 직면해 정부도 더 이상 과잉보호책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인데 이것이 시들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부는 누가 만드는가.
정부인가, 국회인가, 대학인가.
아니다.
바로 기업이다.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부를 벌어들여야 한다.
자본주의의 핵은 기업이고 기업은 기업가가 창업해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꽃은 바로 기업가이다.
기업가가 얼마나 뜨거운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관건인 것이다.
소련이 붕괴된 것도, 유럽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도 사실은 기업가 정신의
부재와 퇴조에 기인한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 하면 기업가들이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도전적인 활동을
하도록 밀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지시와 통제를 하는 곳이 아니고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시장경제 원리보다는 정부 주도의 경제 운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보호와 지시만 바라고 있다는 한은
총재의 비판을 우리는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20세기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그야말로 불확실성과 혼돈이 가득한
시대다.
이 시대에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만이 혼돈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 성장할 것이다.
<>관료화된 조직 <>주인의식이 없는 기업 <>과거 성공비결에 집착해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들은 새로운 글로벌 시장의 기회를 포착
하지 못하고 현상유지만 하다가 사라질 것이다.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인사인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외이사
비율을 과도하게 늘려 인사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래 가지고 과연 빠른 의사 결정과 위험을 무릅쓴 선점투자가 가능하겠는가
몇몇 선진국들이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이들을 이기려면 이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이들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 기업들이 여러 단계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이미
목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가 정신을 꺾는 개혁 작업보다 기업가 정신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야 한다.
물론 정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기업인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는 것이다.
정부에 더 과감한 시장개방정책을 펴라고 주문하고 싶다.
지금까지 재벌 기업들이 선단식 경영을 해 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내 각
분야에 센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외국의 선도기업과 비교하면 도토리만한 우리 기업들이 서로 이곳
저곳에 도토리 키 만큼씩 투자한 것이다.
시내 한복판에 나가 눈을 부릅뜨고 일본차를 찾아보라.
세계 어느 구석에 가도 일제차가 널려 있는데 왜 오직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가.
이들 차가 국산차보다 품질이 못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해서 그런가.
아니다.
한국 정부가 지나친 과보호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지나치게 보호를 해줘 우리 기업들이 외국의 센 기업과 경쟁
하지 않으니 자꾸 딴 산업분야에 눈을 돌린 것이다.
주력사업에서 번 돈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주변에 성장하고 있는 다른 산업분야에 분산투자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한 우물만 파겠는가.
이러니 주력사업도 허약해지고 다른 분야도 허약해진 꼴이 된 것이다.
정부도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이 크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기업만 잘못한 양 몰아치는 꼴이다.
지금이라도 시장을 더욱 열고 관주도가 아닌 시장주의적인 경제체제로
나가야한다.
그러면 시장 경쟁논리에 따라 저절로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도 확보하게 하면 될 것이다.
기업을 통제하는 정책보다는 밀어주는 정책이 더욱 절실하다.
< hyeon@tiger.korea.ac.kr >
-----------------------------------------------------------------------
<> 필자 약력
=<>고려대 졸업
<>프랑스 리옹대 경영학박사
<>저서:사업구조 개혁전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
며칠전 모기업의 최고경영자를 만났다.
이 분은 국내시장이 성숙돼 있어 이제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해야겠는데
도대체 투자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에 두 차례 중국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보았으나 번번이 실패로 끝나
이번엔 과감하게, 그리고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해야겠는데 요즘 정부가
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꺾어 버린다는 것이다.
지난 70~80년대까지 우리 경제를 이끌고 온 힘은 정부의 보호, 근로자의
저임금과 뜨거운 근로의욕, 그리고 불굴의 투지로 무장한 기업가들의 정신
이었다.
이것들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소득이 급증함에 따라 과거와 같은 저임금도 사라지고
근로의욕도 옛날 같지 않은 형편이다.
더 나아가 글로벌 경쟁에 직면해 정부도 더 이상 과잉보호책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그나마 남아있는 것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인데 이것이 시들해
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부는 누가 만드는가.
정부인가, 국회인가, 대학인가.
아니다.
바로 기업이다.
기업들이 높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부를 벌어들여야 한다.
자본주의의 핵은 기업이고 기업은 기업가가 창업해 만들어 낸 것이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꽃은 바로 기업가이다.
기업가가 얼마나 뜨거운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느냐가 국가 경쟁력의
관건인 것이다.
소련이 붕괴된 것도, 유럽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도 사실은 기업가 정신의
부재와 퇴조에 기인한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 하면 기업가들이 더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도전적인 활동을
하도록 밀어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정부는 지시와 통제를 하는 곳이 아니고 지원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시장경제 원리보다는 정부 주도의 경제 운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보호와 지시만 바라고 있다는 한은
총재의 비판을 우리는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21세기는 20세기의 논리가 통하지 않는 그야말로 불확실성과 혼돈이 가득한
시대다.
이 시대에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만이 혼돈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아 성장할 것이다.
<>관료화된 조직 <>주인의식이 없는 기업 <>과거 성공비결에 집착해 과거의
연장선상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기업들은 새로운 글로벌 시장의 기회를 포착
하지 못하고 현상유지만 하다가 사라질 것이다.
기업경영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인사인데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사외이사
비율을 과도하게 늘려 인사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래 가지고 과연 빠른 의사 결정과 위험을 무릅쓴 선점투자가 가능하겠는가
몇몇 선진국들이 그렇게 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이들을 이기려면 이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된다.
이들과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외국 기업들이 여러 단계의 의사 결정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우리는 이미
목표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기업가 정신을 꺾는 개혁 작업보다 기업가 정신을 부추기는 정책을
펴야 한다.
물론 정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문제는 많은 기업인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는데 있는 것이다.
정부에 더 과감한 시장개방정책을 펴라고 주문하고 싶다.
지금까지 재벌 기업들이 선단식 경영을 해 온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내 각
분야에 센 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외국의 선도기업과 비교하면 도토리만한 우리 기업들이 서로 이곳
저곳에 도토리 키 만큼씩 투자한 것이다.
시내 한복판에 나가 눈을 부릅뜨고 일본차를 찾아보라.
세계 어느 구석에 가도 일제차가 널려 있는데 왜 오직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가.
이들 차가 국산차보다 품질이 못하고 브랜드 파워가 약해서 그런가.
아니다.
한국 정부가 지나친 과보호를 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을 지나치게 보호를 해줘 우리 기업들이 외국의 센 기업과 경쟁
하지 않으니 자꾸 딴 산업분야에 눈을 돌린 것이다.
주력사업에서 번 돈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집중 투자하기보다는
주변에 성장하고 있는 다른 산업분야에 분산투자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누가 한 우물만 파겠는가.
이러니 주력사업도 허약해지고 다른 분야도 허약해진 꼴이 된 것이다.
정부도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이 크다.
그러나 지금은 마치 기업만 잘못한 양 몰아치는 꼴이다.
지금이라도 시장을 더욱 열고 관주도가 아닌 시장주의적인 경제체제로
나가야한다.
그러면 시장 경쟁논리에 따라 저절로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경영 투명성도 확보하게 하면 될 것이다.
기업을 통제하는 정책보다는 밀어주는 정책이 더욱 절실하다.
< hyeon@tiger.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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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고려대 졸업
<>프랑스 리옹대 경영학박사
<>저서:사업구조 개혁전략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