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사행성 오락기 "파친코"와 비슷한 "환타지로드"에 대해 한국영상물
등급위원회가 합격 결정을 취소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해성 부장판사)는 3일 환타지로드 제조사
대표 이모씨가 영상물등급위를 상대로 낸 합격취소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환타지로드의 주요부품이 일본제라는 이유로
오락기에 등급을 부여하지 않거나 합격결정을 취소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또 "해당 오락기가 합격 결정 당시와 다르게 변조돼 유통되고
있어도 현행법상으로는 오락기를 수거.폐기할 수 있을 뿐 합격취소 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제작사의 로비의혹이 있다고 하지만 이는 행정소송
에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고 밝혔다.

공진협은 이씨가 국내에서 개발한 경품 제공용 구슬 게임기구라며
환타지로드의 사용허가를 신청하자 지난 4월 불가판정을 내렸다가 같은달
27일에 합격판정을 내려 로비의혹을 샀다.

그후 영상물등급위는 지난 6월 일제부품 사용 등을 이유로 환타지로드에
대한 합격결정을 취소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