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선진7개국(G7)의 외환시장 공동개입을 이루기
위해 일본은행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APDJ통신 등 외신들은 30일 일본은행이 통화확대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오부치 내각이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에 대한 인신공격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부치 총리 측근들은 연일 하야미 총재를 "완고하고 무능력하고 애국심조차
없는 사람"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오부치 총리도 "그를 총재자리에 앉힌 것은 내가 아니다"고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사카이야 다이치 경제기획청 장관은 직접적으로 "중앙은행의 판단은 잘못"
이라고 공격했다.

일본은행은 G7등이 엔화가치 안정을 위해 통화확대정책을 촉구하고 있지만
현상황에서 통화확대는 인플레만 자극할 것이라고 난색을 표시해왔다.

그러나 하야미 총재가 정부의 요구에 굴복할 경우 그는 내부 조직관리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의 요구에 밀려 통화정책을 변경할 경우 통화정책상의 독립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오부치 내각과 일본은행의 갈등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작년 3월 일본은행
총재에 임명된 하야미 총재의 중도 사임설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통화확대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엔강세가 재연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3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전날보다 0.24엔 오른 달러당 1백6.66엔
에 거래됐다.

< 박영태 기자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