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 모범기업/CEO : (기업탐구) '현대자동차'..쾌속 질주
현대자동차의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경영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지 이익구조 개선에 따른
결과는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는 지난 상반기중 6조5백4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3% 늘어난 것이다.
내수 수출 모두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4천5백33억원에서 3천4백3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런데도 경상이익이 작년 상반기 88억원의 적자에서 1천3백69억원의 흑자로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은 금리 하락으로 이자비용이 줄었고 환율 하락으로
환차손이 감소한데 힘입은 결과다.
경영환경 호전에 크게 도움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 사장이 이익구조 개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외부 환경에 따라 경영실적이 오가는 상황이 계속돼서는 21세기 초경쟁
(Mega-Competition)시대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원고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원화 환율은 현재 달러당 1천2백원선.
수출에 큰 보탬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 이 기조가 무너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경제가 정상화되면 당장 과거처럼 달러당 7백~8백원 시대가 닥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사장은 따라서 달러당 7백원 시대가 오더라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생산 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구매 영업 등 모든 부문이 효율적인 체제로
재무장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기업들이 "엔고 시대"를 버텨낼 수 있었던 것처럼 현대자동차도
손익분기점(BEP)를 낮춰 경영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꽤 진척돼 있다.
지난해 연말 2백50.6%에 이르렀던 부채비율은 상반기중 증자와 자산재평가
등에 힘입어 지난 6월말 2백15%로 낮아졌다.
현대정공과의 합병으로 1조원 가량의 부채가 증가했지만 최근 5억달러
규모의 해외DR(주식예탁증서) 발행등으로 2백%선에 근접해 있다.
하반기중 또 한 차례 유상증자를 단행해 연말에는 부채비율을 1백85%까지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상반기 56.2%에 달했던 차입금 의존도도 지금은 43.2%까지 떨어져
있다.
다만 전체 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아졌는데 해외DR
발행으로 확보된 외화를 유동성 외화장기부채 상환에 활용해 이를 낮춰나갈
예정이다.
이익구조 개선작업을 본격 추진할 수 있는 준비는 갖춰진 셈이다.
이익구조 개선작업은 이미 시작됐다.
현대는 곧 차량 수출가격을 대폭 인상한다.
가격 인상은 좀처럼 쉽지 않은 작업.그러나 품질이 크게 개선된데다 수출
마케팅력이 강화되면서 가능해졌다.
미국의 세계적인 품질평가기관인 J D 파워사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의
품질 수준을 35위에서 28위로 높여놓았다.
현대가 수출하기 시작한 EF쏘나타가 포함되면 순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현대 관계자들의 기대다.
이에 따라 차를 직접 팔아주는 딜러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딜러협회(NADA) 조사결과 현대 딜러들의 만족도는 평균치를 넘어
일본업체 수준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혁신을 통한 품질 개선 효과에 따른 것이다.
이 사장은 이같은 이익구조 개선 작업을 전사로 확대한다는 생각이다.
우선 이를 위해 경영혁신TF팀을 구성했다.
회사 모든 부문의 이익구조를 분석하고 있는 이 팀은 오는 10월말 전사적인
이익구조 개선작업에 나서게 된다.
이 팀의 업무성과와 전사적인 경영혁신 활동 결과가 21세기 현대자동차의
성공을 가늠하게 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것은 불문가지다.
전사를 대상으로 최근 시작한 6시그마 운동도 같은 맥락이다.
이 사장이 이익을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회사 가치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M&A(기업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있을 수
있는 해외 기업과의 전략제휴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자는 전략이다.
이익은 회사가치에 반영돼 주가를 높인다.
이 사장은 현대의 주식 싯가총액을 50억달러 이상을 높여놓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익구조의 개선만이 그의 관심사는 아니다.
사업구조 변경 작업도 과감하게 벌이겠다는 구상이다.
연말께 확정될 현대자동차 장기비전의 골자다.
사업구조 재편은 관련 다각화를 의미한다.
자동차와 관련된 분야다.
소비자금융, 중고차사업, 리스와 렌트, 보험이 망라돼 있다.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본격화되는 것은 현대자동차가 그룹에서 분리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회사연혁 ]]
1967년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설립
1974년 기업공개, 제55회 토리노모터쇼에 한국고유 모델 포니 출시
1976년 포니 첫 수출
1981년 미쓰비시와 기술제휴 발표
1982년 포니2 시판
1985년 포니엑셀 출시, 미국법인 HMA 설립
1986년 포니엑셀 미 수출, 그랜저 출시
1988년 쏘나타 출시
1989년 캐나다 브로몽공장 준공
1991년 국내첫 독자엔진 알파엔진 개발
1993년 쏘나타II 출시, 엑셀 태국 현지생산 개시
1995년 첨단 무단변속 자동차 개발, 고출력 저연비 베타엔진 개발, 아반떼
출시, 저주공장 가동
1996년 남양종합연구소 완공, 생산 1천만대.수출 4백만대 돌파, 스포츠카
티뷰론 출시
1997년 터키 및 말레이시아 공장 준공, 아토스 출시
1998년 EF쏘나타 출시 및 수출 개시, 인도공장 준공, 그랜저XG 출시
1999년 정몽구 회장 취임, 미국 수출 2백만대 돌파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30일자 ).
-
기사 스크랩
-
공유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