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일임매매가 가능한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도입이 내년
상반기로 연기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8일 "랩어카운트(Wrap Account)도입을 위해
증권거래법 개정을 추진중이나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며 "현재 추세로 볼때 빨라야 내년 2.4분기나 도입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랩어카운트도입을 위한 법개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뤄지더
라도 증권사의 준비상태를 볼때 시행은 내년으로 미룰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고 덧붙였다.

랩어카운트는 고객이 일정액의 자산을 증권사에 맡기면 증권사가 일정률의
수수료를 받은뒤 이를 다양한 투자수단에 운용, 그 성과를 돌려주는걸 말한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동의를 받지 않고 주식에 투자할 수도
있어 사실상 일임매매가 법적으로 가능해 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고객들은 뛰어난 자산운용능력을 가진 증권사를
선호할게 뻔해 증권업계에 일대 소용돌이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당초 랩어카운트를 올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었다.

정부가 랩어카운트 도입시기를 내년으로 늦춘 것은 대우사태로 투신사문제
가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증권업계의 재편을 초래할 랩어카운트를 도입하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대우 채권에 대한 투신사와 증권사의 손실분담액이 확정되고
투신사의 구조조정이 완료된뒤 랩어카운트를 도입,증권사의 재편을 꾀할
계획인 것으로 관측된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