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을 통해 국제전화를 이용할 때 국가번호와 상대방 전화번호를
누르기 전에 먼저 "001"번을 누르게 된다.

이를 접속번호라고 한다.

접속번호는 어떤 통신업체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데이콤 국제전화를 이용할 때는 "002", 온세통신은 "008"을 누르게 돼있다.

잘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지만 접속번호는 시외전화에도 있다.

데이콤 시외전화에는 "082",오는 12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가는 제3사업자인
온세통신에는 "083"번이 부여돼 있다.

한국통신에도 "081"번이 부여돼 있지만 1천9백만명이 넘는 이용자들에게
혼란과 불편을 주지 않기 위해 따로 접속번호를 누르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돼있다.

시외전화 접속번호가 있는 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은 사전선택제란
제도를 통해 시외전화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전선택제는 이용자가 접속번호 자릿수만큼 다이얼을 더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이용자가 미리 통신회사를 지정해 가입하면 접속번호를 누르지 않고 바로
지역번호와 상대방 전화번호를 눌러 통화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한국통신 가입자도 데이콤과 온세통신 접속번호를 눌러 시외전화를 이용할
수 있고 데이콤과 온세통신 가입자들도 한국통신 시외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선택제는 도입 당시부터 불공정경쟁 시비로 논란이 많았다.

당시 2천만명이 넘는 전체가입자를 대상으로 원하는 통신업체를 고르게 한
것이 아니라 전체의 10% 정도인 2백12만명에 대해서만 우편투표(Balloting)로
의사를 물었던 것.

이에 대해 제2시외전화 사업자인 데이콤은 전화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데이콤 시외전화 서비스를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우편투표를 한 것은 불공정경쟁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해왔다.

따라서 현재 한국통신 가입자중에서도 상당수는 데이콤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며 전면 재투표를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데이콤은 적어도 지금은 사전선택 기능이 없어 이용자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어렵지만 앞으로 디지털교환기로 바뀌면 사전선택제를 도입할 수 있는
아날로그교환기 지역 가입자들에 대해서만이라도 우편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주장은 제3시외전화 사업자인 온세통신이 가세하면서 더욱 목소리가
커졌다.

정통부도 이를 수용, 부분적인 우편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나왔다.

아날로그 교환기가 설치돼있는 전국 50여개 지역 3백20만명에 대해 10월부터
서강릉지역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우편투표를 실시, 사전선택제에 반영
하겠다는 것이다.

우편투표는 한국통신이 이들 교환기를 디지털교환기로 바꾸는 일정에 맞춰
오는 2001년까지 지역별로 실시될 예정이다.

우편투표 대상지역의 투표자 3백20여만명은 지금 모두 한국통신을 이용하고
있다.

한국통신으로선 "잘해야 본전"인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정통부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가입자 유치과정에서 끊이지 않았던 통신업체
간 불법.부당모집 시비를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전화 이용자들에게는 보다 싼 요금, 보다 좋은 서비스를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게 될 것이다.

< 문희수 기자 mh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