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반도체 가격 폭등 현상이 현실로 나타나고있다.

대만의 지진발생이후 64메가 D램 가격은 지난 21일 15달러대에서 24일
21달러대로 무려 6달러나 급등했다.

반도체 가격 폭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대만 지진으로 현지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차질 때문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대만반도체 업체들은 이번 지진으로 적어도 두달정도는
정상적인 생산을 할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는 라인에 재료를 투입한후 완제품이 나올때까지 보통 50~60일
걸린다.

그리고 아주 미세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공장내에 먼지가 없어야
하고 습기 온도도 일정해야 한다.

반도체 공장 직원들이 방진복을 입고 클린룸을 거쳐서 공장에 들어가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지진으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전기공급이 중단돼 클린시설은
물론 습기 온도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생산 제품이 대부분 불량품이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업체들이 클린시설과 습기 온도장치등을 정비한후 재료를 다시
투입해서 완제품으로 만들려먼 적어도 50일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것이다.

거기다가 일부 업체들은 진동으로 라인에 비틀림 현상이 발생해 이를 수리
까지 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는 공급차질을 예상한 반도체 중간 유통상들의 사재기, 계절적 성수기
등이 가격상승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반도체 가격은 앞으로 연말까지 상승한후 비수기인 내년 상반기도
하락하지 않은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단기적으로 PC업체들이 크리스마스에 팔 PC용 D램을 10월과 11월에
주문하기 때문에 11월까지는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중으로 보면 상반기에 하락하고 하반기에 오르는게 보통이나 이번
지진으로 인해 내년 상반기에도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까지 대만업체들의 피해상황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변수는
있다.

당사자인 대만업체들은 해외 바이어들에게 지진 피해가 별로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난 94년 일본 고베 지진으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입은 손해를
감안하면 피해규모는 대만업체들의 주장과 달리 상당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반도체산업분석가인 신흥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반도체 공장은 진동에
아주 민감하다. 일본 NEC의 경우 한때 공장 인근으로 지하철이 신설되는
바람에 불량률이 크게 늘어 어려움을 겪었다"며 대만지진의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번의 대만 지진으로 반도체 가격은 연말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또
비수기인 내년 상반기에도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