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1912~?,본명 백기행)시에 관한 최초의 박사학위 논문이 나왔다.

시인 박주택(40)씨가 백석의 문학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 논문
"낙원회복의 꿈과 민족정서의 복원"(시와시학사)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백석은 뚜렷한 문학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월북시인"이라는 족쇄에 묶여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했다.

그가 공개적으로 거론된 것은 88년 해금조치 이후부터다.

박씨는 백석 문학을 "이야기 시"와 "이미지즘 시"로 대별하면서 구조적
특성과 형식미를 꼼꼼하게 살폈다.

그는 인물과 사건을 압축적으로 묘사하면서 화자의 주관을 배제시킨 채
독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생동감이 백석의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시의 전개방식에 있어서도 일상어를 과감히 끌어들여 진솔한 느낌과 향토적
미감을 살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백석 시가 정밀한 이미지즘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경험과 관찰을
감각적으로 체현시켰다며 이 부문의 조명이 더욱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원회복과 신화적 신간으로의 회귀, 모성적 세계와 여성 동경, 여행과
민족공동체의 정서도 깊이있게 다뤘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