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시장금리는 현재 수준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20조원규모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만들어 금리를 낮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국은행 고위관계자는 21일 "현재 금리수준이 비정상적"이라며 "시장안정
조치에 따라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연 10.68% 수준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정상금리는 한자릿수 금리다.

정부는 대우사태이후 장기투자에 따른 불안감등을 반영하는 기간프리미엄
때문에 금리가 올랐고 보고 있다.

기간프리미엄은 2%포인트 정도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시장불안이 걷히면 기간위험도 없어질 것이므로 금리가 다시 한자릿수로
되돌아갈 것이란게 정부의 전망이다.

정부의 의지를 반영하듯 21일엔 금리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관계자들과 각 연구소의 견해는 이와 다르다.

신영증권 박성진 조사분석팀장은 "하루 이틀새 금리가 떨어진 것은 기술적
반락의 성격"이라며 "2개월정도의 조정을 거쳐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7-8%)에 물가(2% 전후) 전망치를 더하고 투자위험
프리미엄 등까지 감안하면 적정금리가 한자릿수가 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는 연말 금리가 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정한영 연구위원도 "경제구조상 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고 분석했다.

국제금리가 오르고 있으며 기업들의 자금수요 및 기대인플레이션이 증가
하고 있다는게 그 근거다.

그는 "한은이 풀려 있는 유동성을 회수해야 하는 시기인데 그 시점을
놓쳤다"며 "금리가 연말께 연 11.5%까지 오를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전문가들은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만든게 기왕의 채권수요를 쫓아내는
부작용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강호병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에 돈이 풍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충당금부담이 늘고 있고 대기업대출이 증가하고
있어 은행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수익증권 환매를 정부가 지급보증해 주는 등의
특단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