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총재는 19일 "여야 영수회담은 문제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바탕이
있어야 한다"며 당장 영수회담에 응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이 총재는 9박10일간의 미국.독일방문을 마친 뒤 이날 김포공항 귀빈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신의를 갖고 말한 내용을 책임지고 지켜야지 만나서 얘기나
하자는 영수회담은 소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2여 합당설과 관련, "국민들은 공동여당의 합당을 궁여지책이며
명분없는 행위로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해외에서 정부를 비판한 발언을 여당측이 문제삼는 것에 대해 "19세기
전근대적인 낡은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북.미 미사일회담 타결과 페리보고서 공개에 대해 이 총재는 "북한이
(약속을)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것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선공후득"적인 햇볕정책에 대한 비난을 계속했다.

20일 처리키로 한 대법원장 및 감사원장 임명동의안과 관련해서는 "여당측
스스로 하겠다고 한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 문제가 있으나 내일 의원총회
를 통해 처리방침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보광그룹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일각에서 언론탄압 음모가 있지 않느냐는
말이 있는데 만에 하나 정말 그렇다면 용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재는 이번 외유를 통해 서방국가에 "차기 대선주자"임을 알리는데
주력했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했다.

그는 미국에서 데니스 해스털트 하원의장을 만났으며 태드 스티븐슨 상원
세출위원장, 플로이드 스펜스 하원 군사위원장 등 정계 실력자들과 친분을
쌓았다.

또 미국의 대표적 보수단체인 헤리티지 재단이 공동주최한 오찬연설회에서
강연하고 독일에서는 세계 보수당 연합인 IDU총회에서 연설하는 등 보수세력
들과의 제휴도 적극 모색했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