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총리는 16일 국민회의내 개혁성향 의원들의 모임인 열린정치포럼
회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김대중 대통령 납치사건" 및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 실종사건"에 대한 뒷 이야기를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김 총리는 "DJ 납치사건"과 관련,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단독범행
이었고 박정희 전대통령과 나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에서 돌아온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이
전 부장을 크게 질책했으며 자신도 많이 화를 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 다나카 당시 일본수상에게 진사를 했다는 후일담도
소개했다.

김 총리는 또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미국으로 도피할 당시 약 3천만
달러를 스위스은행에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장은 현재 생존해 있는 여배우를 통해 돈의 일부를 찾아 썼으며
마지막으로 16만달러를 갖고 미국에 입국하려 했으나 세관에 신고하지 않아
미국 국회 청문회에 나갔다고 김 총리는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정보부(CIA) 요원들과 돈을 빼앗으려는 폭력조직이
김 전 부장의 뒤를 따랐고 결국 스위스에서 실종됐다는 것.

이후 우리 정부가 프랑스 정부에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를 요청한 결과
"폭력조직에 의해 살해됐으며 시체는 스위스 레만호에 버려졌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김 총리의 한 측근은 이같은 내용이 김 총리의 회고록에 담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김남국 기자 nk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