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기학 회장 약력 ]

<> 47년 출생
<> 서울사대부고
<> 서울대 국제경제학과 졸업
<> 74년 영원무역창립
<> 95년 한.방글라데시 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
<> 현재 영원무역 대표이사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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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지도를 바꾸는 사나이"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광활한 땅(3백50만평)을 사들인 성기학(52) 영원무역
회장을 일컫는 말이다.

성 회장은 방글라데시 2대 도시 치타공 부근에 있는 이 대지를 개발,
공단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대지 단위로는 방글라데시 최대 규모다.

방글라데시 최대의 "땅부자"가 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더구나 영원무역은 스포츠의류업체로 전문 부동산 개발업체도 아니다.

방글라데시 정부와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데 무려 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법률상의 절차, 토지가격과 주민이주 문제 등 세부사항을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던 것.

이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영원무역이 지금까지 방글라데시에
뿌려놓은 "씨앗" 덕택이었다.

영원무역은 현재 방글라데시에서 2만1천여명의 현지인을 고용하고 있는
대기업.

치타공 및 대카 현지공장에서 스포츠 의류 신발 등을 생산, "나이키"
"더 노스페이스" 등에 공급하는 방글라데시내 최대 제조업체다.

지속적으로 현지 재투자에 힘써온 덕분에 회사 이미지 역시 최고 수준급.

성 회장은 씨앗을 5년동안 정성을 들여 "새싹"으로 키워냈다.

이젠 이를 "나무"로 가꿀 생각이다.

새로 탄생할 "영원타나" 단지를 앞으로 10년안에 초대형 "녹색" 공단으로
만든다는 것.

"타나"는 현지어로 "군"이란 뜻이다.

산업단지는 치타공 지구 카르나풀리강 인근에 들어선다.

현재 카르나풀리 지역 내에 들어차 있는 나무는 약 5만 그루.

성 회장은 이곳을 30만 그루의 유실수가 우거지는 환경 공동체로 바꿀
계획이다.

25km에 달하는 카르나풀리 공단 외곽은 철책대신 가시나무가 에워싸게
된다.

"카르나풀리지역의 자연경관은 한마디로 일품입니다. 지형지물을 최대한
살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산업단지를 만들 생각입니다. 과도한 개발은
좋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개발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 좋겠죠"

영원무역이 섬유산업에 만족하지 않고 21세기 새로운 변신을 위해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의 대상지로 방글라데시를 택한 이유는 바로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성 회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새마을운동"을 펼침으로써 어떤 상황에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성공은 혼자서 이룰 수 없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미래를 위한 가치를
창조할 때 얻을 수 있죠. 자연과 더불어 일하며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의 꿈은 6만명이 상주하며 10만명이 일할 수 있는 녹색 공동체를 만드는
것.

오는 10월30일 방글라데시 총리와 한국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갖고 공단 조성을 개시한다.

산업단지 개발은 <>부두시설 및 기간산업 지대 <>노동집약적 산업단지
<>첨단 과학기술단지 <>환경친화적 기업단지 <>농업지역 <>주거지역
<>위락시설 <>상업지역 등 크게 8개 프로젝트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공단에 심겨진 나무 그루 수를 일일이 챙기는 성 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연보호"라는 9번째 프로젝트다.

< 이방실 기자 smil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