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PC가 문제다"

Y2K 문제의 중심이 PC로 옮겨가고 있다.

대규모 사업장의 전산시스템이나 통신 전력 금융 등 국민생활과 직결돼
있는 공공서비스분야는 대부분 Y2K 문제 점검과 해결을 거의 끝냈다.

그러나 일반인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는 PC 부문은
여전히 Y2K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PC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파장은 개인에게 한정되기 때문에 사회적인
불안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PC의 오작동으로 애써 모아둔 귀중한 자료가 날라간다든가
소프트웨어의 작동이 안돼 금전적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PC 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해결방법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PC에서 Y2K가 발생해 사용자들이 많은 혼란과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PC의 Y2K 문제는 크게 하드웨어(HW) 운영체계(OS), 그리고 응용프로그램의
3가지 분야로 나눠진다.

현재 제조되는 대부분의 PC는 하드웨어의 Y2K 문제를 해결한 제품들이다.

바이오스라는 펌웨어를 통해 연도를 4자리로 표기해 Y2K 문제가 생길
소지는 전혀 없다.

그러나 96년 이전에 출시된 펜티엄 PC와 486이하급 PC는 여전히 Y2K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런 PC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PC업체에서 제공하는 하드웨어 Y2K
관련 유틸리티를 사용해 부팅 또는 시스템 사용중에 CMOS/RTC(real time
clock)의 세기(century) 바이트를 보정해 줘야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DOS와 윈도, IBM의 OS/2 워프, UNIX 등의 운영
체계는 PC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드웨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수행되도록 지원할 뿐 아니라 복사 삭제 등의
기본적인 시스템 명령을 제공한다.

따라서 운영체제의 2000년 대응여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 예로 지난해 12월 윈도98에서도 Y2K 관련 버그가 발견되었다고 MS가
발표했다.

운영체계에서 발생하는 2000년 문제들에 대해서는 해당공급업체의 웹사이트
를 방문하거나 업체에 직접 문의해서 도움을 받을수 있다.

일반인들이 운영체계로 가장 많이 쓰는 윈도95의 경우 시스템 부팅시 윈도
캘린더의 날짜 및 시간을 설정할 때 세기 바이트와 RTC의 값을 바이오스
콜을 통해 사용한다.

운영체계가 관리하는 캘린더는 1999년 12월 31일에서 2000년 1월 1일로
자동 전환된다.

그러나 윈도95는 부팅시에 RTC 2000년 전환기능이 없는 시스템인 경우
2000년 이후에 시스템을 부팅하게 되면 1980년 1월1일 또는 1980년 1월
4일로 바뀌어 표시돼 잘못된 동작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날짜 정보를 2000년 1월1일로 바꿔 주면 해결된다.

응용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시스템에서 Y2K 문제가 해결되는 한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내부에서 연도를 두자리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해당 프로그램 공급업체에 문의,도움을 받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PC 사용자가 Y2K에 대비하기 위해 몇 가지 주의할 점을 당부하고
있다.

먼저 사용하지 않은 오래된 응용프로그램은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새로 프로그램을 구입할 경우 Y2K 문제 해결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자신의 PC가 안전하더라도 인터넷이나 PC통신, 사내전자메일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내려받은 프로그램에서 문제가 발생할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와함께 중요한 데이터는 별도록 백업을 받아 두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정보통신부는 PC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 Y2K 문제가
있는지를 알려주고 이 경우 해결방법을 알려주기 위한 홈페이지
(http://y2000.nca.or.kr)를 개설했다.

이 홈페이지에는 3백33개 제품의 Y2K 문제 유무, 해결방법, 개발업체의
대응활동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국내 PC 보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IBM 멀티캡 등 국내 PC 제작사들도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PC의
Y2K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을 제작 배포하고 있다.

이들이 공급하고 있는 것은 PC 바이오스(입출력시스템)의 연도 코드를
네자릿수로 고쳐 주는 패치(수정)프로그램이다.

이들이 이같은 서비스에 나선 것은 Y2K 문제를 해결했다고 자신하는 펜티엄
PC는 약 3백만대로 국내에 보급된 총 PC의 약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70%인 486급 이하 PC는 아직 Y2K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돼 있다.

펜티엄 PC라고 해도 조립업체들이 판매한 경우에는 Y2K 해결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또 최신 마이크로프로세서인 인텔사의 펜티엄III를 장착한 컴퓨터들에도
불확실한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는 경우 Y2K 인식오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