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합천심 하합지리 중합인화

위로 하늘이 마음에 합치되고, 아래로 땅의 이치에 합치되며, 그 가운데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도리에 합치되어야 한다.

-----------------------------------------------------------------------

명 시내암이 엮은 수호전 머리말에 보이는 구절이다.

맹자는 일찍이 "민심이 천심"이라 했고, 한 나라 때 왕충은 천인합일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옛말에 "하늘이 주는 기회는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끼리 어우러짐만 못하다(천시불여지리,지리불여인화)"라고 했다.

하늘과 땅은 사람들의 생활환경이요, 사람끼리의 어우러짐은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생활조건이다.

하늘의 뜻을 저버리고, 땅의 이치를 거역하며, 사람들이 서로 반목하고
싸우는 것은 바로 인류생존의 종말을 재촉하는 일이다.

어찌 무서운 일이 아니랴.

<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