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도봉산에서 만난다.
거의 1년내내 거르지 않는다.
산행은 아침 7시이전 19번 버스 종점 부근 가게에서 15명에서 20명정도가
만나 시작, 오후 1시정도면 끝난다.
도봉산에만 다닌 것이 12년을 넘었다.
산을 좋아하는 어느 모임 못지않게 관록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우리 모임의 특징은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부부동반"이라는 점이라고나 할까.
출범할 때 "광장시장 밀크산악회"라는 이름이 있었다고 하나 정확하지는
않다.
그저 도봉산이 좋아 정담을 나누며 오르는 것으로 모두가 만족해 한다.
1년에 한 두번정도는 원정 산행도 한다.
작년에는 무박2일로 설악산 대청봉을 다녀 오기도 했다.
산행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주로 광장시장에서 사업하는 분들이다.
이밖에 산을 오르내리다 만나 일행이 된 분도 있다.
그리고 필자는 종로지점 근무때 직원과 고객과의 관계에서 만남이 시작돼
합류했다.
참가를 하고 안하고는 완전 자유다.
산행코스는 정해져 있다.
때문에 중간에서 동행하는 회원도 종종 있다.
오후 일정이 바쁜 이들은 코스를 단축, 일찍 하산하기도 한다.
산행을 시작할 때면 과일 음료수 등 집에서 장만해 온 갖가지 먹거리들로
배낭이 불룩한데 산행 중간중간 쉴 때마다 개봉된다.
시작에서 하산까지 다섯번 쉬는 것이 관례로 돼 있다.
또 쉬는 장소도 정해져 있다.
산에 오르 내리며 이어지는 회원들간의 대화는 1주일간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데 제격이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모인 까닭에 화제는 늘 다양하다.
광장시장에서 사업하는 이희수 김선옥 부부, 염건태 한영희 부부, 차순왕
이상욱 이종환 김진열 홍훈표 임상규 이경수씨 등은 거의 매주 만나는
정겨운 얼굴들이다.
그 외 문희철 박영철 김진숙 정화순씨 등도 "개근상"을 받을 정도의 열성
회원들이다.
우리 무명산악회의 건승을 기원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