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초고속 무선멀티미디어 시대를 열 무궁화위성 3호가 지난 5일
발사돼 궤도를 순항하고 있다.

다가올 밀레니엄 시대에 새로운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주역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동경 1백16도를 향하는 중이다.

무궁화위성 3호는 2015년까지 국내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 초고속 멀티미디어
통신 및 위성방송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농어촌과 산간오지 등 전국 어디에서나 저렴한 가격에 무선 초고속인터넷
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무궁화위성 3호는 또 국경을 넘나드는 위성방송 시대에 우리 문화를 주변국
에 알리는 첨병의 몫을 톡톡히 하게 된다.

서비스지역이 한반도와 그 주변으로 제한돼 있던 1,2호와는 달리 동남아지역
에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내위성 현황 =무궁화위성 3호는 우리나라의 6번째 인공위성.

상업용 방송.통신 위성으로는 세번째이다.

현재 지구를 돌고 있는 국내 인공위성은 무궁화위성 1,2,3호와 우리별
1,2,3호.

무궁화위성은 방송통신을 위한 중계위성이다.

1호는 지난 95년 발사됐으나 목표 궤도에 오르지 못해 수명이 크게 단축
됐다.

이에따라 오는 2000년초 폐기될 예정이다.

2호는 지난 96년 서둘러 발사됐으나 통합방송법 제정이 지연되면서 제대로
쓰이지 못했다.

우리별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가 지구를 관측하기 위해
쏘아 올린 것.

지상 수백km의 낮은 궤도를 돌면서 관측사진 등을 찍어 전송하고 있다.

지난 92년 발사된 우리별 1호는 카메라 기능을 상실해 관측위성의 기능을
잃었다.

우리별 2호의 수명도 2~3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5월 인도에서 발사된 우리별 3호는 발사된지 한달만에 한반도를
촬영한 사진을 보내오는 등 활발한 관측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10월 한국항공우주연구소의 아리랑 1호가 올라가면 탐사위성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아리랑 1호의 관측 해상도는 6.6m로 우리별 3호보다 5배이상 선명하다.

오는 2003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중인 아리랑 2호의 해상도는 선진국의
관측위성과 비슷한 1m.

세계적인 수준의 관측이 가능해진다.

<> 세계위성 실태 =우리의 머리 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대략 5천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중 절반정도를 군사위성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나 각국이
발사 시기 및 용도를 극비에 부치고 있어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는 힘들다.

나머지는 통신 기상 항해 탐사용 위성들이다.

위성전문가들은 러시아가 3천여개, 미국이 1천5백여개를 보유중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95년 무궁화 1호를 발사해 상용 위성을 보유한 22번째 나라가
됐다.

무궁화처럼 방송통신을 중개하기 위한 위성은 지상 3만6천km 근처의 상공에
위치한다.

지구를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아 지상에서
보면 하늘에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에 따라 기상위성과 함께 방송통신용 위성은 정지위성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관측위성은 비교적 낮은 고도 수백km의 상공에 위치해 하루에도
여러번 지구 주위를 돌며 지상을 촬영한다.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만큼 미국과 러시아가 이 분야의 기술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 국내 위성기술 수준 =국내 위성기술은 10년 사이에 급격히 발전했다.

지난 92년 국내최초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이
영국 서리대학의 지원을 받으며 제작했을 때만 해도 국내 위성기술은 선진국
과 30년이상 차이가 났다.

그러나 오는 10월 발사될 예정인 아리랑 1호는 국산화율이 60% 선으로
기술수준면에서 선진국에 15년정도 뒤져 있다.

그동안 빠르게 위성기술을 축적했지만 아직도 개발해야할 분야가 무궁무진
하다는 의미다.

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릴 발사체 분야에서는 위성체에 비해 더욱 뒤져 있다.

무궁화위성 3호를 쏘아올린 아리안스페이스의 "아리안"이나 록히드마틴의
"델타" 등을 한번 사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1억달러 내외.

발사체를 개발하지 못하면 외국의 발사체를 빌리기 위해 엄청난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정부는 오는 2005년께 50kg급의 소형위성을 수백km 상공의 저궤도로 올릴
수 있는 3단계 발사체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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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쓰레기 ]

지난 57년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한
이후 우주공간은 인공위성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인류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오른 우주쓰레기도 크게 늘고 있다.

학자들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부터 콩알만한 쇳조각까지 10만여개의 우주
쓰레기가 지구 주위를 떠돌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또 직경 10cm 이상의 쓰레기가 매년 2백개씩 새로 버려진다고 추정했다.

우주쓰레기는 초속 6km 이상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므로 다른 인공위성에
매우 위협적이다.

지난 95년 프랑스 인공위성에 부착된 6m짜리 팔이 우주쓰레기와 부딛쳐
부셔져 버린 일이 생겼다.

지난 7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3차 유니페이스 회의에 참석한 3천여명
의 우주과학자들은 우주쓰레기를 집중 부각시켰다.

이들은 우주쓰레기를 당장 치우지 않으면 오는 2010년에는 우주왕복선이나
인공위성 등에 충돌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이 제시한 우주쓰레기 제거법도 다양하다.

레이저로 태우거나 자력을 이용해 모으자는 제안은 근본적으로 우주쓰레기
를 없애 버리자는 것.

이와는 달리 수많은 쓰레기를 치우는 것보다 우주왕복선 등에 쓰레기와
충돌할 때 피해를 줄여줄 방패를 달자는 제안도 있다.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직접 수거하거나 궤도를 높이자는 해법도 제시됐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어느 나라도 우주쓰레기를 없애겠다고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