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다 금요일에야 반등했다.

대우증권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등 대우그룹 문제가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이다.

단기 급락에 대한 반발매수와 반도체값 급등에 따른 삼성전자 현대전자 등
반도체관련주들이 시장 주도주로 부상한데 힘입었다.

지난주 목요일까지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은 악재가 겹친 때문이었다.

대우그룹의 워크아웃에 대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즈음 현대그룹의 "현대전자 주가조작"과 관련, 현대계열사 최고경영진들
이 대거 출금금지를 당함에 따라 투자심리는 크게 얼어붙었다.

특히 검찰이 "바이코리아펀드"로 주식형수익증권의 돌풍을 일으키며
주가상승에 기여해왔던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주가조작의 "주도자"로
지목하면서 파장이 어느 정도까지 확대될 지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는 수급상황이 점차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주식형수익증권으로의 자금 유입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물론 소폭이나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때 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도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회사채수익률이 지난 3일 연10.37%까지 치솟은 것도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증시의 기관차 역할을 해왔던 미국 증시도 그린스펀의 금리추가인상
시사발언으로 뒤뚱거리고 있다.

에콰도르를 시작으로 라틴아메리카 경제위기도 우려되는 형국이다.

엔.달러 환율이 미 달러당 1백8엔까지 떨어지는 엔강세를 잠재우고 있는
악재들이다.

이번 주에도 이런 국내외 증시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행의 매각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금융개혁 방향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있다.

투자신탁(운용)회사의 구조조정문제도 현안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때 정배열 상태를 보였던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역배열 상태로 반전됐다.

주가상승의 발목을 잡는 악재가 많다는 얘기다.

반도체와 엔고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 중심으로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나
시장흐름 자체는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지수는 이미 850밑으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주가가 많이 떨어져 싸게 보인다고 매수에 나서기보다 모든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추석은 넘겨놓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 홍찬선 기자 hc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